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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강원도

금대봉 산행기(2009, 8, 16)

by 장끼와 까투리 2009. 8. 17.

 

금대봉에 꽃 보러 가자!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재작년 겨울. 선두만 금대봉으로 보내고

 애꿎은 두문동재 표지석에 눈 박힌 아이젠 착용한 등산화만

툭툭 걷어차던 후미의 굴욕이 생각나네...

 아무튼 시작 지점이니 떼거지 사진을 생략할 수는 없지요.

요 사진에 빠진 사람들은 정말 말 느무느무 안 듣는 꾸러기들입니다! ㅎㅎㅎ

 

덥다고는 하지만 강원도 고지대인지라 웃음이 나올 만큼은 견딜만 했지요.

하긴... 다들 이미 각오를 한 터라 이 정도의 더위 쯤이야...

신선님, 가시나무님, 사색가팀, 여물집님 짝꿍

모두 표정들이 싱그럽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예측한다면 인생은 별 재미가 없을 겁니다.ㅎㅎㅎ

 

현악기 연주자가 능숙하게 현을 떨려내는 듯한 

매력적인 목소리로 시를 낭송해 주는 최선 부회장이

오늘은 결석한 금송회장님 몫까지 감당해야 하겠구나...

뭐든 다 그릇대로 주어지는 것이리...

 

곁에서 큰 여인 리아가 함께 하니 보기도 좋고, 듬직해서 맘이 놓인다.

ㅎㅎㅎ 음... 산봉우리, 동서, 어처구니 등 황소들의 도움도...

 

빈틈없이 중간대장을 수행하는 리아를 따라 가면서

다시 한 번 리아의 포스에 흐뭇... ㅎㅎㅎ

 

금대봉은 일단 무사히 찍고 ㅎㅎㅎ

효정이는 " 애걔걔~~~ 요 것두 등산이야? " 하는 표정이네...ㅎㅎㅎ

 

그런데... 금대봉. 바로 요기서 운명이 갈렸습니다. ㅎㅎㅎ

그야말로 단체로 화이트 아웃(white out)에 빠졌었다고나 할까?

자전하던 지구가 멈칫해서 단체로 현기증에 빠졌었던 걸까?

 

금대봉을 지나 우암산으로 갔다는데...

난 그저 앞 사람이 내 준 길을 따라 갔을 뿐.

아래 위 사면(斜面)으로 펼쳐진 이름 모를 야생화 군락에

정말 멈칫 현기증을 일으켰었나 봅니다.

 

결석하신 회장님과 전날 알코올 방부처리 된 도올님 대신

후미대장을 맡으신 백두산님

막중한 책임에 만세도 제대로 못 부르는 듯.

ㅎㅎㅎ

 

기타리스트 호세님과 카르멘 여사.

호세님의  기타 연주 중 아리랑 변주곡 연주는 가히 환상적이지요.

감미로운 노래도 일품인데...ㅎㅎㅎ

 

전혀 당황하지 않고 힘든 길에 격려 북돋우어 함께 해 주신 두 분 고마워요...

 

엄마 아빠 따라 온 효정이.

이미 이때부터 효정이는 아줌마와 인연이 맺어진 거였구나...ㅎㅎㅎ

지금은 네 어깨 위로 내가 손을 얹었다만,

머쟎아 효정이가 아줌마 어깨를 감싸 안을 것 같구나.

 

꽉 다문 입과  벌써부터 떡 벌어진 어깨

콧망울에 힘이 팍 들어간 모습이 멋지구나.

산보다 더 늠름하구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죠?

 

산내음 허씨 종친회장님과 산내음 사위 한량님.

허부적거리다가도 딱! 찍을 것이 생기면 물찬 제비가 되는 부적님.

곁에서 같이 가려면 배꼽 간수를 잘 해야 하지요.ㅎㅎㅎ

 

미식가답게 절묘한 비율로 희석해서 슬러시한 감로수.

안 먹어 본 사람은 그 맛을 논하지 말지어다!!!ㅎㅎㅎ

 

암튼 좋은 건 좋은 건데...

길 잘 못 들을 때 두 분은 뭐 하신규?

허당... 큭!

 

뭐 앞으로 일어날 일은 일이고...

아름다운 곳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겠죠.ㅎㅎㅎ

두 여인의 모습이 야생화와 어울려 참 아름답습니다.

 

여기서 사진 찍느라 법석을 떨다가 방향을 잃었나봐요.

대장님이 오늘따라 눈은 떴는데...ㅎㅎㅎ

아무튼 즐거울 때까지는 맘껏 즐거워 해야죠?

 

여기를 지나서 랄랄라~~~ 가벼이 숲길을 걷다가

맛나게 점심 식사를 했지요.

우리 중간 팀은 동서님의 구수한 된장찌개에 밥 말아 먹었어유.

 

어처구니님 한 끼니 점심밥으루

까투리, 최선, 리아, 또 까투리, 최선, 리아 또 까투리, 최선, 리아.....

이렇게 먹어두 돼유.ㅎㅎㅎ

그러니께 맨날 나보고 배낭에 들어가락하지...

정말로 담에는 배낭 속으로 들어 가야지...

 

 불확실성의 시간에도 저렇게 웃다니...

아무튼 사진기만 들이대면 존게벼~~~ㅎㅎㅎ

앞에서 대장님 속 타는 줄도 모리고...

 

하긴 후미가 언제 길 찾아 댕기나? 

선두가 간 길 따라 댕기지...ㅎㅎㅎ

 

처남과 함께 대전서 온 이쁜이...

걱정했는데 너무 산을 잘 타네.  웃는 모습도 어여쁘고...

 

 어찌어찌 이러구러 애면글면

임도에 도착은 했는데...

어라? 그런데...저 이들은 누구랴?

ㅎㅎㅎ 대전서 온 어리버리들이 지네 팀을 잃고

우리한테 들러 붙었다네유. ㅎㅎㅎ

 

그래도 우리는 급이 다른 어리버리여유.

단체로 요렇게 길 잃어버리기가 어디 그리 쉽다구...ㅎㅎㅎ

요기서 임도로 기냥 내려 갔으면...

별 추억거리도 없었겠죠?

 

돌격!~~~ 

계곡을 따라 올라 가자!~~~

ㅎㅎㅎ 그래도 만면에 웃음을 머금고,

사진 상으로 보니 분위기 좋네요.

저 앞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면서...

 

우리는 단지 함께 있다는 든든함과

대장님을 비롯한 선두를 믿고

저 모르는 곳을 향하여...

 

 다행히 계곡에 물이 많지 않아서 올라 가기가 쉽네요.

많이 미끄럽지도 않고.

그늘이라 덜 덥고.

바위 크기가 적당해서 발 딛기에도 편하고.

ㅎㅎㅎ

인생 맘 먹기 나름.

산행 즐기기 나름.

일체유심조!

 

그래두 계곡에서 능선으로 올라채는 길은 정말 힘들었어유.

코가 땅에 닿을 듯.

산내음 님들이 모두 심성이 고와서 산의 정령이 도와 주셨는지

다행스럽게도 낙엽 속이 미끄럽지는 않았지요. 

  

우리는 나란히 가지는 않아도 함께 가지요.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 도와 가면서.

누구 한 사람 불평없이 서로 서로 격려해 가면서

역경을 헤쳐 나갔습니다.

앞에서 속이 까맣게 탈 대장님을 더 걱정하면서.

 

듬직한 산내음 남정네들 고마워요...

묵직하게 한 마디씩 거들면서 묵묵하게 보듬어 가면서

낙오자 한 명 없이 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항상

 정말로

 자~알

 하고 싶은데...

 

오늘도 스타일 구기네유.

오름 길에 에너지가 과하게 소모되었는지...

서서히 오른쪽 허벅지가 굳어지는데 ...

작년인가?  내변산의 공포감이 되살아나서  정말 무서웠어요.

카르멘님, 동서님, 팬더님, 신선친구 고마워요.

옆에서 놀란 후미팀들 미안해요.

 

겨우 진정하고 살살 내려 가는데.

이번엔 왼쪽 다리 허벅지가 서서히 죄여 오더라구요.

다행히 클린님의 수지침과 와인님의 스프레이로 진정.

ㅎ 배낭은 효정이한테 맡기고...

클린님 고마워요.

 

나는 너무나 고마운 사람들이 많아서

산내음을 떠날 수가 없어요.

비록 후미에서 짐이 될지언정...

 

하산 길에 백두산님이 따서 나누어 준 산딸기.

많지 않아 한두개씩 나누어 먹었지만

그 맛을 잊을 수 없네요.

무사히 임도에 도착한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마지막으로 배낭도 털어내고,

 

ㅎ 이제는 평탄한 길을 갈 수 있구나...

 

혼자서 이런 하루를 보냈다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인생길에 동무가 이래서 필요한 게지...

 

안도감으로 다들 표정이 밝네요.

ㅎㅎㅎ 나만 힘든 표정.

실은 내색을 안 해서 그렇지 계속 쥐가 날락말락

허벅지를 죄이는 압박감에 많이 아펐어유.

 

대장님!~

애 많이 쓰셨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해 밝을 때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대장님 덕입니다.

 

효정이도 수고했다.

효정이 덕에 아줌마가 편히 하산했단다.

 

효정이 가족 화이팅!!!

ㅎㅎㅎ 클린님은 여고생 헤어스타일이 잘 어울리는데...

새로 빠마한 모습 얼른 보고 싶네요.

고마워요...

 

 

 난향언니, 가시나무님 애 많이 쓰셨습니다.

후배 동생들에게 귀감이 되신 난향언니. 사랑해요!!!

버르장머리 없는 어리버리 대전팀을 혼내 주신 가시나무님. 그대 멋져요!!!

흥! 도올님. 미워요!!! ㅎㅎㅎ

 

배추 한포기 한포기가 심겨진 것을 보세요!~~~

배추와 배추 사이가 너무 좁지도 넓지도 않답니다.

너무 넓으면 포기가 푹 퍼져서 꼬갱이가 적고,

너무 좁으면 포기가 제대로 앉지를 못 해 시답지 못하죠.

과일도 서로 닿는 곳부터 썩는다고 하죠?

 

적당한 거리에서 아름답게 소통하시는 산내음 님들 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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