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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상도

매화산(남산 제일봉-합천) 산행.

by 장끼와 까투리 2010. 3. 23.

 

 

가야산 국립공원의 한 봉우리인 남산 제일봉 즉 매화산 일부를 다녀왔다.

 

2010년 3월 20일.

청주 날씨는 최악의 황사, 비와 바람.

매화산엔 잠깐씩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했지만, 

비를 머금은 두꺼운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돌풍과 약간의 비를 각오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하산 때까지 바람만 조금 거셌을 뿐.

남편은 비가 내리면 바위산이 미끄럽고 계단이 많아

위험 구간이 많을 것이라 미리 겁 먹고 산행 취소.

실은 나두 망설이다가 취소자가 많아 자리라도 채워주려...

혹시 비가 오시거든 산행은 하지 말고

해인사나 돌아 보라는 남편의 다짐을 받고 출발.

 

 

 

두꺼운 겨울용 바지가 땀으로 몸에 감길 정도로 날씨는 더웠다.

얼떨결대장이 반팔셔츠를 입을 정도로.

산행 들머리나 날머리에 앉은 유명 사찰을 둘러 보지 않아서 늘 후회는 하면서도 역시 오늘도 청량사는 생략.

들머리 사찰은 힘을 절약하기 위해서, 날머리 사찰은 하루 산행으로 몸이 매우 노곤해서 대부분 생략한다.

간혹 해가 뉘~엿 지는 무렵이면 일부러 피하기도 하지만...

초목들도 해를 배웅하고 쉼을 준비하는,  산새들도 깃을 찾아드는, 산속에 바람조차 잦아드는, 

산사의 저녁 예불 무렵.

법고 소리, 범종 소리, 목어 소리... 

작정하고 예불에 참석한 사람들보다 산사 근처를 여행하던 객(과객이든 산객이든)들에게는

신비로움 그 자체가 되기도 하지.

 

지금부터 거의 삼십 사오 년 전. 대학 시절.

해인사와 송광사에서 저녁 예불 때 들었던  저 소리들을 잊을 수가 없다.

아마 혼자였으면 ㅎ 그냥 눌러 앉아 비구니가? ...

과 친구들과 교수님 인솔하에 동식물 생태학 현장 학습과 채집 중이었기에 망정이지... ㅎㅎㅎ

전생에 승려였었나? ㅎㅎㅎ

아무튼 청량사는 사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함.

 

 

석불, 석탑, 석등이 모두 보물이란다.(진옥이 曰)

 

 

 

에구구~~~

역시나 오늘도 오르막 길은 힘들어 죽겠다. ㅎ

절 구경도 생략하고 올랐는데도 꼴찌를 못 면하네.

팬더님의 생명수 두 잔으로 기력을 차리고...

 

 지난 비계, 별유산 산행에서 인자무적이 그토록 멋진 산이라고 목청을 돋구던 이유를 알겠다.

산우리가 몸 컨디션이 별로라면서도 이번 산행에 따라 나선 이유를 알 만하네.ㅎ

 

 금강산의 축소판이라고 누군가는 말하기도 한다. 수긍한다.

천개의 불상이 모인 산.

모든 바위가 꽃처럼 벙그러진 산.

바위들 모습이 마치 활활 타오르는 화염 모양인 산.

불쑥 불쑥 솟구친 남성 산.

어찌 보면 하늘을 향해 아양을 떠는 여성 산.

 

 몇년 전에 다녀온 느낌을 상기하자면 금강산에 비해 이 매화산 바위들은 청년 같다.

싱싱하다고 해야 할까...  찰지다고 해야 할까... 

 

남편과 함께 못 온 것이 무지 아쉽네.

 

안전하게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이미 내가 와 본 곳이니 ㅎ

다른 산악회에서 매화산을 간다면 남편의 안내를 맡아 꼭 또 다시 한 번 더 와 봐야지...

 

 날씨가 화창했다면 여유롭게 조망도 즐기고, 갖가지 바위 군상들을 감상할 수도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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