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는 너무 더워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된다고 걱정이더니,
이번 겨울에는 기상관측 이래 최대의 폭설로 온난화가 오기는 오는 건지 헷갈린다.
이러한 때 일부 학자들은 지구온난화에 접어드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소빙하기 시대(mini ice age)'의 출현이라는 가설까지 주장하면서
향후 20~30년간 지구한랭화가 진행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학자들은 지구온난화 과정에서 지구가 평형을 유지하기 위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하기도 하니,
자칫 영화 '투모로우(tomorrow)'에서 보여주는 상황이
진짜 현실이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쨌든 이러한 한파에는 상고대, 눈꽃산행이 산님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이 또한 즐거움이 아니겠나?
단연코 상고대 산행지로는 덕유산을 최고로 치니 기대 또한 만땅이다.
헌데 D-데이가 다가올수록 날씨는 예년의 기온으로 되돌아가고 있으니 흑흑흑.....
하긴 상고대를 아무나 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새벽 일찍 오르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니까)
아무튼 참으로 아름다운 쪽빛 하늘이 그나마 희망이 절망이 아닌
실망 정도로 그쳤으니 다행이 아닌가?
상고대를 보려면 흐린 날씨이기 일쑤이고 날씨가 좋으면 상고대를 보기는 어렵고.....
무슨 일이든 100% 좋기는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니
푸른 하늘을 이고 흰 눈밭을 뽀드득 밟으며 하루를 즐긴 보람이 또한 행복 아니겠나?
그리고 회장님의 탁월한 능력으로 곤돌라도 별 기다림 없이 금방 타고 오르니
상고대를 못 본 것만 빼면 모든 일이 참 순조롭게 진행된 하루였다.
향적봉 정상에서 보여주는 수묵화처럼 아름다운 산들의 실루엣은
또 얼마나 기다렸던 그림인가?
적상산의 상부댐까지 보이고, 마이산의 두 귀 쫑긋하게 세운 모습에,
가야산의 우뚝한 기상까지, 천왕봉에서 반야봉에 이르는 지리 주능선은
숨을 다시 한 번 고르게 한다.
게다가 덕유 주능선상에 오롯이 도열해 있는 중봉, 백암봉, 무룡산, 삿갓봉, 남덕유산,
서봉의 자태는 단숨에 어서 오라고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지난 여름 덕유 종주구간에서 만났던 꽃쥐손이를 비롯하여
원추리, 쥐오줌풀, 기린초, 민백미꽃 등등 뭇 야생화들이
흰 눈 속에서 다시 만날 날을 속삭이는 듯하다.
동엽령에서 안성계곡으로 하산하는 길은 돌이 많아 좀 험한 편인데
흰 눈으로 다져져서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었다.
오늘은 따스한 날씨에 푸른 하늘을 이고 눈으로 다져진 산행로도 좋아서
여유만만팀이 모처럼 중간팀으로 합류하여 내려온 참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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