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일지/경상도59

쫓비산과 청매실 농원을 다녀 와서(2010. 3. 27) 아직도 매화의 향이 콧속에 저장되어 있는지 사진 속에서 매화향이 솔솔 나는 것 같다. 몇년 전에 친정부모님을 모시고 남편과 친정 동생들과 같이 매화 축제를 보러 온 적이 있다. 구례에서 섬진강을 따라 구불구불 마치 강물과 같은 속도로 청매실 농원까지 오는 길은 정말 좋았다. 섬진강하면... 우선 김용택시인님이 생각나고, 지리산이 생각나고, 고 박경리님의 토지가 생각나고 운조루가 생각나고, 화개장터가 생각나고, 등등 섬진강엔 무언가 아련한 것들이 잔뜩 있다! 당시엔 차도 사람도 하도 많아서 매실 농원은 구경도 제대로 못하고 점심도 쫄쫄 굶고 다리를 건넜다. 대신 토지의 무대인 악양들판과 재현 평사리 마을을 둘러 보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아침에 가던 길의 맞은 편 섬진강 길을 따라 오다가 운조루에.. 2010. 3. 30.
매화산(남산 제일봉-합천) 산행. 가야산 국립공원의 한 봉우리인 남산 제일봉 즉 매화산 일부를 다녀왔다. 2010년 3월 20일. 청주 날씨는 최악의 황사, 비와 바람. 매화산엔 잠깐씩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도 했지만, 비를 머금은 두꺼운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었다. 돌풍과 약간의 비를 각오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하산 때까지 바람만 조금 거셌을 뿐. 남편은 비가 내리면 바위산이 미끄럽고 계단이 많아 위험 구간이 많을 것이라 미리 겁 먹고 산행 취소. 실은 나두 망설이다가 취소자가 많아 자리라도 채워주려... 혹시 비가 오시거든 산행은 하지 말고 해인사나 돌아 보라는 남편의 다짐을 받고 출발. 두꺼운 겨울용 바지가 땀으로 몸에 감길 정도로 날씨는 더웠다. 얼떨결대장이 반팔셔츠를 입을 정도로. 산행 들머리나 날머리에 앉은 유명 사찰을 둘러 보.. 2010. 3. 23.
금귀봉과 보해산을 다녀와서.(2009, 12, 19) 보해산(911.5m)은 경남 경남 거창군 가북면 용산리에 위치하며 일명 상대산(上大山)이라고도 하며 보해산이란 이름은 불교에서 얻어진 이름이다. 옛날 이 산의 서쪽 절골과 그 앞 해인터에 보해사라 하는 절이 여러 부속암자를 거느리고 있었다 한다. 보해산은 여섯 개의 암봉으로 이어진 암릉이다. 암릉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그 아래는 천길 만 길 낭떨어지이다. 절벽과 맞물린 채 보이는 웅장한 철옹성, 보해산은 설악산 용아릉 축소판이다. 보해산 위로는 불영산과 아래로는 금귀봉이 있으며 서쪽 기슭은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고 송이입찰구역이기도 하다. 며칠 전에 산우리랑 한빛예술단의 드림콘서트를 눈물겨움으로 보고 난 후, 저이들이 그토록 갈망하는 빛으로 가득 찬 이 아름다운 세상을 아낌없이 미루지 말고 즐기리라는 다.. 2009. 12. 21.
월봉산 산행(2008, 7, 25) 뒷 얘기 월봉산 산행 뒷 얘기. 말 그대로 뒷 얘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하기사 앞 얘기는 쓸 수도 없어유. 다들 그 이유는 아시지요? ㅎ ㅎ ㅎ 지난 고리봉 산행이 비로 인해 취소되었던 터라 이번엔 무조건 GO! 여름 산행이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나로서는 속으로 매번 빌고 빈다. ( 뭘 비는 지는 절대로 비밀. ) 목요일 늦은 밤에 선인장님이 쪽지를 보내왔다. 월요일 일본으로 휴가를 가야 하는데, 산행인원이 적어서 걱정이란다. 속으로야 “얼렁 예약하지 뭘 망설여!”라고 쾌재를 부르고 싶었지만, 짐짓 “먼 여행길에 피곤할 텐데.... 몸 상태를 고려하세요.” 라고 여유를 부렸다. 아침에 카페에 들어가 보니, 선인장님이 예약을 했다. “휴우~~~앗싸!” 그래봐야 스물서너명. 스물서너 명 예약하신 분들 중에 내가.. 2009. 8. 4.
영남 알프스 천황산과 재약산(2008, 10, 4) --- 억새의 노래 주위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억새지만, 쓸쓸한 가을날, 만산홍엽이 스산한 갈바람에 날려 간 가을 끝자락에, 마치 세월에 숱 적어진 꺼칠한 흰 머리털 인 중늙은이 같은, 황량한 높은 산에 군락을 이룬 억새들. 그 모습을 보러 난 억새평전을 가려한다. 시기적으로 조금 이른 감이 없지는 않다. 어쩌랴. 산내음이 아니면 내 혼자서는 갈 수 없으니. 늦 여름이면 은색으로 반짝이는 매초롬한 깃을 맑은 햇살 속에 수줍게 내밀지. 한 가을의 선선하고 카랑한 빠삭이는 햇살에 매초롬한 깃 내 말려 햇솜처럼 가볍게. 기러기 북녘으로 몰려가는 늦가을의 찬바람에 온 몸 내 맡겨 멀리 멀리 씨앗 날려 보내지. 이 억새를 보러 천황산과 재약산엘 가야한다. 작년 신불산 억새 평전을 잊을 수 없어 꼭 가야한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 2009.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