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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기.충청

계룡산(2019, 10, 30)

by 장끼와 까투리 2019. 10. 31.

 

 

6월 중순 축령산 산행 이후 4개월 만에 계룡산에 오른다.

저질체력 탓에 여름산행은 가급적 자제해 왔고 그 사이에 요로결석 수술을 받아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매혹적인 가을 날씨의 유혹을 피하지 못하고

산에 대한 욕구가 슬며시 고개를 든다.

계룡산은 50여년전 대학시절 친구들과 배낭대신 통기타를 메고

동학사에서 갑사쪽으로 넘어갔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통기타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이후에 또 계룡산을 찾았지만 우천으로 시야를 가리면서 

조망을 전혀 볼 수 없어 중도에서 하산을 했다.

5년이 지난  2012년 3월에  남매탑, 삼불봉, 자연성릉, 관음봉에 오른후

연천봉과 문필봉을 조망하며 신원사로 하산했다.

 기대하지 않던 눈꽃의 황홀한 향연에 빠져 행복을 만끽했으며 

지난 산행의 아쉬움을 일시에 해소한 셈이다. 

 

전날 계룡산 국립공원에 전화를 걸어 단풍을 문의하니

주말이 지나야 절정이 될거라고~~~

그 간 산행을 안해 제대로 갈지 걱정이 앞선다.

 

 

코 스 :  갑사-연천봉-문필봉-관음봉-은선폭포-동학사-탐방지원센터 (약 10km, 4시간 30분)

 

 

 

 

 

주차장에서 갑사로 가는 길에 토속 산나물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옛 추억을 떠올리며 A코스로 가볼 생각이다. 

 

50년전의 희미한 기억에는  단조롭고 고색창연한 몇채의 불당건물이 옛 이미지로 연상된다.

오늘 와보니 다른 사찰과 마찬가지로

넓어진 도로와 신축된 불당건물 그리고 사찰 규모도 커지고 현대화된 느낌이다.

경내가 한창 공사중이며 어수선해 더 머물지 않고 일행들과 함께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쪽에는 아직 가을 소식을 못 들었는지 숲의 대부분이 초록빛을 보인다.

 

 

 

눈앞에 불쑥 나타난 빨간 단풍이 반가워서 한 컷^^

 

 

관음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연천봉과 문필봉!

계룡 8경중 제 4경인 관음봉의 한운(閑雲), 명성에 맞게 구름이 일품이네요~~~

 

 

 

7년전 겨울에 관음봉을 오를때는 데크 시설, 전망대

그리고 팔각정도 없었는데~~~

 

 

저 멀리 겨울설화로 유명한 삼불봉과 아래쪽으로 자연성릉이 보인다.

 

 

 

 

계곡 사이로 동학사가 보이네~~~

 

관음봉에서 은선폭포까지 이어지는 너덜길은 지루하고 발걸음을 힘들게 한다.

 제멋대로  튀어나온 울퉁불퉁한 돌길에

발목이라도 삐끗할까봐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다치면 본인만 고생입니다.

 

 

 

 

 자리가 없어 앉다보니 로얄석 ㅎㅎ

 

 

 

 

 

 

 

 

동학사()!

 

724년(신라 성덕왕 23년)에 창건하여 청량사로 불렀으며,

고려 태조때 신라의 시조와 충신 박제상()의 초혼제()를

지내기 위해 동학사()를 지었다.

그리고 사찰을 확장한 뒤 절 이름도 동학사()로 바꾸었다.

 동학사는 절 동쪽에 학 모양의 바위가 있어

 동학사(東鶴寺)라 지었다는 설과,

 고려의 충신이자 동방이학(東方理學)을 정립한 정몽주를 이 절에 모셔

동학사(東學寺)라 했다는 설이 함께 전해진다

 

동학사는 비구니 사찰이다. 동학사에는 승가대학인 동학 강원이 있는데,

 이곳은 운문사 강원과 함께 대표적인 비구니 강원으로 손꼽힌다.

 

 

 

 

 

 

 

 

 

 

 

 

계룡산은 조선 도읍지가 될뻔한 풍수학적으로 명성이 있는 곳이다.

 이런 연유로 한때는 여러 종교가 산재되어 있었으며 무속신앙등 많은 굿당이 있다.

 

지리산에 10경의 비경이 있듯이 계룡산에도 8경이 있다.

1경 천황봉 일출(日出), 2경 삼불봉 설화(雪花), 3경 연천봉 낙조(落照), 4경 관음봉 한운(閑雲),

 5경 동학계곡 신록(新綠), 6경 갑사계곡 단풍(丹楓), 7경 은선폭포 운무(雲霧), 8경 남매탑 명월(明月).

7년전 남매탑과 삼불봉에서 겨울설화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동학사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리도 아프고 몸도 무겁다.

세월 탓 인가?   운동부족인가?   둘다 맞는 것 같은데~~~

산 아래 도로 주변에는 호텔, 팬션등 숙박시설과 대형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예전보다 훨씬 번거롭고 복잡하며 경제성만 고려한 관광지 조성이 되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조금은 힘든 산행이었지만

 쾌청한 가을날씨 덕분에 높고 푸른 하늘아래 맑은 공기 마시며,

 우리나라 제1의 명당에서 정기를 받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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