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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강원도

강릉 바우길(2011. 04. 30.)---충북일보 클린 마운틴<장끼님 산행기>

by 장끼와 까투리 2011. 5. 2.

밤 사이 계속된 비는 버스 출발 이후에도 여전했다.

오늘 행선지가 날씨 덕분에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강릉 바우길(5구간)로 바뀌었다.

꼭 가고 싶던 곳이라 서운하고 아쉽지만

그 곳이 v지형이라 빗물이 고여 진행을 못한다니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바우길의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가리키는 말로

감자바위를 연상케 하여 강원도 사람에게 친근감을 불어 일으키며

또 ‘바우(bau)’는 바빌로니아 신화에 나오는 위대한 건강의 여신으로

손으로 어루만지기만 해도 죽을병을 낫게 한다며

이 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은 몸과 마음에 건강의 축복을 받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단다.

 

진행코스 :  솔바람다리 - 죽도봉 - 송정해변 - 솔밭길 - 경포호수 - 경포대

 

 

 

 

 

목적지에 도착하니 어느새 이슬비로 바뀌었고

우리는 해안 쪽으로 이동하여 산책로를 따라 트래킹을 시작했다.

앞으로 확 트인 바다를 향해 심호흡을 해본다. 폐부 속 깊은 곳 까지 한껏 마셔본다.

머리가 산뜻하고 온 몸도 한결 상쾌해 지니 금방 날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멀리서 밀려오는 파도는 바위에 부딪쳐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사라지면 금방 또 밀려온다.

또한 철썩이는 파도소리도 한 없이 다정스럽고 정겹다.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며 언뜻 어느 유명 가수가 부른 노래가 생각이 난다.

“부딪쳐서 깨여지는 물거품만 남기고 ~~~”

 

 

이어지는 해변의 백사장에서 젊은 연인처럼 그네도 타고

벤치에 앉아 커피도 마시고 낭만을 즐기며

모처럼 만에 까투리와 멋진 데이트도 해본다.

저 멀리 짙푸른 바다 끝 희미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잠시 명상에 잠긴다.

바다는 거친 폭풍과 풍랑을 일으키며 수시로 인류를 위협하며 공포로 몰아가지만

한편 우리에게 더 없이 풍요로움과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한다.

이와 같이 모든 사물이나 일에 양면성이 존재하지만

명철하게 인식함으로써 지혜로운 삶을 영위한다면

좀 더 여유롭고 건강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진행하면서 해변 가를 따라 소나무 숲길은 계속 이어진다.

양 쪽 하늘로 치솟은 금강소나무 군락 사이로 이어지는 한적하고 호젓한 길과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에 형언 할 수 없는 묘한 감동에 싸여 수채화속으로 빠져 버렸다.

비 온 후에 더욱 선명해진 소나무 잎과 줄기의 진한 연두색 초록색 그리고 갈색의 조화,

촉촉이 젖은 황토색 길,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짙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들~~~

또 신선한 공기 속에 배어있는 솔향기 내음과 피톤치드까지~~~

생명이 숨 쉬는 이 곳 자연 속에서 지금 우리는 온 몸에 쌓여있는

먼지와 오욕이 말끔히 세척되었다.

 

 

 

 

소나무 숲길을 뒤로하고 강릉의 명물 경포호수로 들어서니

잔잔하고 너른 호수만큼이나 마음이 유유자적하고 푸근해 진다.

잘 정돈되고 가꾸어진 조경과 꽃동산, 호숫가를 따라 깨끗하게 정비된 자전거 도로와

편한 마음으로 사색하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

가족들이 함께 도시락을 갖고 와서 식사할 수 있는

오붓한 공간, 또 길가 양편의 많은 해학적인 조각품들과 박물관,

여러 가지 놀거리, 볼거리등 강릉 시민들의 건강 증진 및 마음의 안식처로서

그리고 이를 찾는 외부 관광객에게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여기에서 우리는 아름다운 호반의 운치와 느림의 미학을 한참 동안 탐닉한 후

발걸음을 옮겼다.

 

 

 

 

 

 

 

 

 

 

 

 

 

 

 

 

 

 

 

 

 

 

 

 

 

 

 

 

마지막으로 호숫가 주변의 북쪽 언덕위에 있는 그 유명한 경포대를 찾았다.

경포대(鏡浦臺)는 여름밤의 밝은 달과 맑은 호수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관동팔경의 하나로 다섯 개의 달이 뜬다고 한다.

 

“ 하늘에 떠 있는 달,  파도에 반사되어 어른거리는 달,  맑은 호수위에 비치는 달,

벗과의 술잔 속에 어리는 달,  벗님의 눈동자에 깃든 달

 

 아름다운 달밤 풍경을 연출한 우리 선조들의 풍부한 감성과 표현력에 새삼 놀랍고 감탄을 금치 못 한다 .

어떻게 이처럼 아름답고 멋스럽게 풍월을 연출할 수 있을까 !!!

 

 

오는 길에 우리 일행으로부터 서울에 사는 친구가 강릉에 들렸다가

이곳 풍광에 매료되어 정착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매우 공감이 간다.

비록 아름다운 경관과 훌륭한 환경의 은혜를 입었다지만,

한편 이를 보존하고 관리하며 더욱 훌륭한 자연유산으로의 남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이 곳 주민들의 자세에도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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