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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강원도

[스크랩] 공작도 날거미만 먹고 살고 수달피도 발바닥만 핥고 산다나~ ㅎ

by 장끼와 까투리 2011. 7. 18.

<!-BY_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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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도 날거미만 먹고 살고, 수달피도 발바닥만 핥고 산다...

점잔 빼지 말고 이것저것 가리지 말고 아무거나 먹으라는 뜻이라는데,

 

까투리는 이 더운 날 공작산을 완주했다!~~~ 

몸 사리지 말고 이산저산 날아야 날갯죽지 힘도 키우고, 

벌레도 잡고, 멋진 장끼도 만나지!~~~ 헉! ㅋㅋㅋ 

 

한 동안 산행을 못 했는데 이 더운 날에 끝까지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이 공작산 887m보다 ㅎ 백두산 2744m보다 ㅎ 태산보다 더 높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토막만 해야지...ㅎㅎㅎ

 

안내소에 근무하는 분이 잔뜩 겁을 주는 바람에 (ㅎ 실은 약간의 핑계이기도...)

약수봉을 생략하고 동봉사로의 하산을 결정했다.

신난다...ㅎㅎㅎ 나야 어차피 단축코스로 가려고 했으니까...

 

산에 들기 전에 단체사진으로 기발(氣勃)!!!

 

근데 이상하네? 버스 안에서 새끼를 쳤나?

스무 명 남짓 신청했었는데...서른 명이 넘는 것 같네?

 

후미 좀 면해 보려고 중간대장을 따라 나섰다.

ㅎ 얼마 안 가 카르멘이랑 가람이랑 정답게 후미팀이네...

산우리랑 슈렉회장은 후미팀이라고 하면 승질낼테니까...ㅎㅎㅎ

 

밤새 숲을 채웠던 수증기가 아직 이른 시간이라 빠져 나가질 않아 더 후덥지근하다.

그래도 더위에 찾아준 산객들이 반가운지 살랑살랑 이파리 부채질이 고맙다.

무성해서 시야를 가려 조망은 없어도 직사광선을 막아주는 잎사귀 양산도 고맙고.

 

 

애면글면...

참 안쓰럽게도 보이네...

이 더위에 왜 사서 고생인가 휙 뒤돌아 내려가 다시는 산에 오르지 말아야지.

아니지.. 내 여태 깡다구로 버틴 세월이 있는데...

크게 내세울 것 없는 생이지만 순간적이고 돌발적인 충동으로 살진 않았지...

그래 가야지. 오늘 작정한 목표까지는.

 

주저앉고 싶은 걸 겨우 푯말에 기대어 버틴다.

ㅎ 그런데 얘는 어찌 이리 생생한겨?

정말 이해불가네...ㅎㅎㅎ

 

 아직도 1.2km를 더 가야? ㅎ 더 올라가야 공작산이란다.

 

느린 사람이 빨리 가는 것은 고통이지만,

빨리 갈 수 있는 사람이 늦게 가는 건 고역인데...ㅎㅎㅎ

오늘도 함께 가는 <산봉우리, 산풍경, 오샤례>님들한테 미안하네...

 

까曰 : 아이구... 내가 느려터져서 미안해유~
산봉우리님曰 : 오늘같은 날은 이렇게 천천히 가니 더 좋은데요. 뭐.
호세님曰 : 어제 밤새 술마셔서 힘 들어 못 가요.
산풍경님曰 : 아이구 죽겠다!~~~헥! 헥!  엄살~~~

 

공자님이 말씀하셨던 맹지반 불벌(孟之反 不伐)이 이런 경우일까?

노나라 장수 맹지반은 전쟁에서 패주하며

후미를 맡아 적군을 방어하며 빠른 속도로 후퇴하는

위기 상황을 잘 극복했는데 이를 자랑하지 않고

" 말이 빨리 달리지를 않아 후미를 맡을 수 밖에 없었다."라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었다고 한다.  다 알어유!~~~ 고마워유~~~

 

 

겨우겨우 한 봉우리씩 올라와 마지막 공작산 정상을 향해 숨을 고른다.

지나온 능선을 멀리 내려다 보면 뿌듯하지만,

가야할 봉우리를 올려다 보면 징글징글 한숨뿐.ㅎㅎㅎ

그저 발끝만 보고 한발 한발 내디뎌야한다.

그러다 올려다 보니 파란 하늘이 바로 눈앞이다.

드디어 해냈구나!

 

시멘트가 굳지 않았으니 조심하라고 일렀건만...

벌써 누군가 조심성 없이 뭉그러뜨려 놓았네...

기왕 하는 것 비닐끈으로라도 둘레에 금줄을 쳐두지...

밟은 사람들 탓만 할 것도 없다. 그럼... 내탓인가? ㅎㅎㅎ

 

ㅎ 내가 안 그랬슈!!!

 

새로 세운 공작산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를 내려와

몇 발짝 더 가니 또 다른 봉우리에 정상 표지판이 있다.

전에는 여기가 정상이었는데 ㅎ 사람들이 하도 밟아서 쬠 낮아졌나보다.

산우리표 액션을 취하고 ~~~ㅎㅎㅎ

 

사진에서 뒤에 보이는 곳이 새로 설치한 공작산 표지석이 있는 곳.

 

선두와 중간팀이 식사하던 곳에서 후미도 식탁을 차린다.

 

하도 힘이 들어서 그런가 다들  밥 먹을 기운도 없는 것 같다.

때마침 팬더님 비법으로 혼합한 생명수를 한 모금씩 나눠 마시니

힘이 솟아 번쩍!~ 숟가락 들 기운이 생겼다.ㅎㅎㅎ

굳은 밥을 물에 말으니 그런대로 넘어간다. ㅎ 그래도 맛은 있네...

 

여름에  더운 날씨 탓해 무엇하리...ㅎ 애꿎은 껌만 질겅질겅 씹어가며

수리봉은 왜 안 보이는겨? 거기를 가야 하산을 할긴디...

선두랑 중간은 수리봉 봤슈?

까칠한 까투리 왔다는 말에 수리도 도망 갔나?ㅋㅋㅋ

 

오랜만에 힘든 산행이 근육에 무리가 되나보다.

오른쪽 허벅지 안쪽이 뻐근해지더니 바깥쪽까지 쥐가 난다.

큰 일이다... 경험에 의하면 무지하게 아픈데...

ㅎ 비상용으로 아스피린은 가지고 있지만...

 

산풍경님의 응급조치로 큰 쥐는 잡았고,

 근육이완제 복용으로 생쥐들까지 몽땅 잡았다.

휴우!~~~ 살았다...

  

새로 산 배낭이 엉덩이 아래까지 축~ 늘어지고

허리끈이 아랫배까지 내려와 늘 불편했지만

ㅎ 비싼 배낭은 원래 그런가보다 했는데...ㅎㅎㅎ

오샤례가 어깨와 가슴 끈을 조절해 주니

배낭이 몸에 딱 붙어서 깡똥한게 얼마나 좋던지...

함께 다녀 듬직하고, 힘든 길 도와주고, 모르면 가르쳐 주고...

산내음 산행이 이래서 좋지!!! ㅎㅎㅎ

 

이쯤 왔으면 오늘 할 일은 한 것 같은데...ㅎㅎㅎ

혹시 탈출할 곳이 있는지 탐색을 해보지만

적당한 길이 없다네... 할 수 없이 원래대로 갈 수 밖에.

 

조망이 없어 사진 찍을 곳도 별로 없고...

오늘은 산내음 사진작가들이 거의 개점 휴업이었다....ㅎㅎㅎ

탈출할 지도 모르니 먼저 가라고 보냈는데

곳곳에서 지둘렸다가 사진을 찍어주는 산우리덕에 

공작산 흔적을 더 많이 남길 수 있었다. 고마워...

  

 

 

 

더워도 시간이 되면 이산저산 가리지 말고 열심히 산에 댕겨야지...

푸들이라고 놀림 당하지 말고... ㅎㅎㅎ

 

동봉사에서 지나온 산봉우리를 올려다 보니 나 스스로 대견하네.ㅎ

 

아무리 힘들었던 산행도 집에 누워서 그려보면 늘 꿈결 같았지.

아마 인생살이도 나이 들어 그려보면 꿈결 같을레라.

 

에구...수타사 근처 점방들이 산행안내소 아저씨한테 대접이 소홀했나

하산을 수타사 방향으로 했더라면 시간도 단축되고 수월했을 거라네.

어쩌랴~~~ 이미 지난 일인데...ㅎㅎㅎ

좋은 말은 지나온 곳의 풀은 먹지 않는다던데.

그려~지난 일에는 연연하지 말아야지.

 

 

출처 : 산내음 산악회
글쓴이 : 까투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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