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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전라도

조계산(2011. 04. 02.)---선암사,장군봉,천자암,송광사 ---산울림 따라

by 장끼와 까투리 2011. 4. 5.

 

대학 몇 학년 때였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나네...

무슨 일로 갔었는지... 놀러만 갔던 건 아닌 것 같은데...

추측하기론 생태학 수업의 일환이었던 것 같기는 한데...

 

 순천시까지 어떤 교통 수단을 이용했는지는 생각이 안 나지만

늦은 오후에 순천에서 먼지 나는 비포장 도로를 덜컹거리며 한참 달려

캄캄할 때 송광사 입구에 도착해 계곡가 어느 민박집에서 저녁을 해 먹었고

남학생들이 랜턴을 들고 계곡에서 설거지를 했던 기억이 난다.

 

 남학생들은 밤새 술 마시며 시끄럽게 기타 치고 노래하며 놀았던 것 같은데...

한창 반짝반짝 빛나던 청춘들이었으니까...ㅎㅎㅎ

안그래도 남녀가 유별했던 때라 몇명 되지도 않는 여학생들은

얌전히 구석방에서 도란도란 떠들다가 잠들었고...

 

 지금 이 양반들 거의 대부분은 교장이나 교감이 되었다.ㅎㅎㅎ

송광사 절에는 올라갔다 온 것 같은데 전혀 남아 있는 기억이 없다.

하긴... 35~6년전 일이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지, 어떤 기억 때문인지 그곳엘 꼭 한 번 다시 가보고 싶었다.

뚜렷한 기억은 없지만 아련하게 마치 꿈 속에서 봤던 DEJA VU라고 해야 할까?

 

 오늘 조계산 산행은 선암사에서 시작을 한단다.

전에는 힘를 아끼려 절은 그냥 지나치거나 입구에서 사진만 찍었는데

오늘은 진옥이의 해박한 안내와 설명으로 선운사 입구부터 찬찬히 돌아봤다.

 

승선교---昇仙橋

 

보물 400호이며

선암사의 호암 스님이 숙종 39년(1713)에 세운 돌다리로서

높이 7m, 길이 14m, 너비 3.5m의 웅장한 다리이다.

 

아래 사진에 보이는 누각은 강선루(降仙樓)인데

요즈음 완전 해체 보수 공사를 하고 있어서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완전히 복원이 되어 예전의 그 아름다운 모습을

승선교 아치형 프레임을 통해 볼 수 있을 때

다시 한 번 선암사에 와야지...다 그렇지 뭐. 늘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며칠 후엔 홍매화 축제가 열린단다.

축제를 기다리는지 아직 홍매화가 덜 폈다.

이런 기상상태가 계속 된다면 축제에 딱 알맞게 꽃이 필 것 같다.

중생들의 눈 호사를 위해 부처님의 가피가 있으리라...

 

 

진옥이가 꼭 봐야할 곳이라며 안내한 선암사 뒤깐(ㅅ을 ㄱ 앞에 써야 제맛일듯...ㅎㅎㅎ)

우리나라 절집 화장실 중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란다.

 

 남편은 들어가 보더니 중국 화장실 같다네. ㅎㅎㅎ

이 정도면 그래도 상당히 세련된 화장실 같은데...

예전에 내가 어렷을 적에도 아무 곳에나 대소변 보고

강아지가 어린애 대변을 핥아 먹기도 했었는데...

지금도 인도에선 아침마다 물 한 깡통씩 들고 벌판에서 볼 일 본다고 하던데...

확인하러 조만간 인도엘 가야겠당~~~ㅎㅎㅎ

 

 

에구... 힘들어...

이럴 줄 알았으면 앏은 바지 입고 올걸...

깐히 봤는데 장군봉 오르는 길이 수월치가 않네.

 

 하산해서 들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선암사에서 길을 잃어 장군봉을 놓치고

그냥 보리밥집으로 직행했다네...ㅎㅎㅎ

어떤 팀은 길도 없는 계곡길로 헤매다 밥집을 겨우 찾기도...

 

 안내 산행코스 설명할 때 건성으로 들으면 이런 일이 생기지.ㅎ

나랑 남편은 훌륭한 안내자인 진옥이 덕분에

정규 코스에 덤으로 보물 코스까지 완주를 했지만.

 

 드디어 장군봉에 도착!~~~

빈혈 때문에 쉬엄쉬엄 간신히 올라왔다.

진옥이는 땀도 안 흘리고 장군봉에서 여유롭게 사진 찍으면서 기다리고 있다.

타고난 체질인가보다. 부러워 죽것당.

 

남편이나 나나 우리는 왜 이리 션찮은 건지...원...

하긴 천생연분이다. ㅎㅎㅎ 그러니 맨날 뒤에서 같이 댕기지...

누구라도 실력이 뛰어나면 같이 다니기가 무지 불편할텐데...

이나마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다.

 

 라이프님이 고맙게도 아이스께끼를 사 주셨다.

남편 말로 그 맛이 환상이라네.ㅎㅎㅎ 난 딱!한 입 맛 봤지만...

더워도 찬 것이 별로 안 당기는데...체질이 별스러워서리...

 

 이제 장군봉 찍었으니 하산이겠지~~~ㅎㅎㅎ신난다!!!

그 유명한 보리밥 먹으러 가야지~~~

내려 오는 길에 배바위 전망대를 오르는 로프가 있는데 생략했다.

하늘이 흐려서 멀리 보이는 조망이 별로일 것 같아서...

진옥이만 올라갔다 오라고 하고 우리 부부는 밥 먹으로 길을 재촉...ㅎㅎㅎ

 

 한참 내려서서 올려다 본 배바위.

 

 

내려 오는 길에 배냥도 없이 올라 오는 일행 두 분을 만났다.

진옥이랑 초등학교 동창분과 어느 회원분.

뭣하러 거꾸로 또 오세요? 물으니

뭘 흘리고 온 것이 있어서 찾으러 올라 오는 길이란다.

정말인 줄 알았는데 ㅎ 다른 길로 갔다가 밥 먹고 다시 올라 오는 거였다네.

 

 산꾼들은 정상을 밟아야 산행을 제대로 마쳤다고 생각하나부다.

하긴 나도 그런 서운한 느낌을 여러번 가졌던 적이 있어서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난 너무 힘이 들면 밥 맛이 별로다.

한 시간 쯤 쉬었다 먹고 싶은데 일정상 어쩔 수가 없다.

진옥이가 막걸리와 빈대떡까지 더 주문해서 가져온 점심 보리밥상.

산 속 식당 들마루에 여럿이 앉아서 먹으니 분위기도 좋고 맛도 괜찮다.

 

 막걸리가 시원하니 썩 괜찮았다.

한 잔 이상 마시면 산행을 할 수 없을테니 더 마시고 싶어도 참았다.

이곳에서 남편은 산악회 회장님과 친구가 되었고...

 

 점심을 먹고 송광사로 가야한다.

앞에 다른 산악회에서 온 듯한 부부가 가는 길을 따라

우리는 셋이서 살그머니 천자암으로 가는 샛길로 접어들었다.ㅎㅎㅎ

처음 참석한 산행이니 아는 사람도 없어서 다행이다...

진옥이 말로는 한 삽십분 정도 더 걸릴 것 같다고 하지만 ㅎ 가봐야 알지...

 

다행히 길이 순탄하고 고즈넉해서

한 잔 마신 막걸리에 얼얼하고 다리가 휘청거려도

빠른 속도로 갈 수가 있었다.

 

천자암 올라 가는 길가엔 얼레지가 아직 피지 않았었는데

천자암 가는 길엔 얼레지가 군락을 이루고 

그 활짝? 홀딱! 핀? 까진! 꽃들이 도발적인 자태로 발길을 잡는다.

 

 ㅎ 그냥 송광사로 직진했더라면 이런 고즈넉하면서도 매혹적인 코스를 놓쳤을 것이다.

 

 

 

 

 

 

 

오늘 산행의 백미인 천자암 쌍향수를 알현하고

그 고매한 자태와 나무에 얽힌 사연을 음미하며

쌍향수 아래 샘물이 어찌나 시원하고 맛이 있던지...

장군봉 오름 길에 샘물도 그렇고 송광사에서 마셨던 물 맛도 그렇고

다른 어느 곳에서 마셨던 물 맛과는 다른 것 같다.

조계산이 다른 산에 비해 특별히 빼어난 곳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선암사와 송광사 등 유서 깊은 사찰을 품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물 맛 때문은 아닐까?

같은 물을 마셔도 독사는 독을 만들고, 젖소는 우유를 만든다 했던가?

조계산은 아마도 맛난 물을 만들어 내나보다.

 

 천자암을 나와 산허리를 돌아 송광사를 향한다.

잠깐 돌았으니 부지런히 길을 가야겠다.

저켠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한 시간은 걸릴 것 같다.

경사면에 난 길이라 몸의 쏠림이 있어서인지 하산 길이지만 피곤하군.

 

 

송광사를 향해 가면서 또 하나의 보석을 발견했다.

 앞서가던 진옥이가 비탈에 거의 엎어지듯 사진을 찍어댄다.

어서 와서 보라네. 복수초라고.

인터넷이나 사진 등에서 푹 쌓인 눈을 뚫고 노랗게 피어난 복수초를 본 적은 있지만

실물은 처음이다. 눈 속에 핀 모습은 아니어도...

복수초(福壽草)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동부 시베리아와 전국 각지의 산에서 자란다.

키는 20~30 센티미터 정도이고, 잎은 잘게 갈라진다.

2~3월에 꽃이 핀다. 얼음을 뚫고 나와 봄을 부른다.

5월에 다른 식물들이 막 신록을 뽐낼 때, 복수초는 휴면에 들어간다.

꽃은 줄기 끝에 한 개씩 달리며, 지름 3~4 센티미터 정도이고 노란색이며

꽃잎은 20~30장 정도로 많다.

꽃이 황금색 잔처럼 생겼다고 측금잔화(側金盞花)라고도 부르고,

설날에 핀다고 원일초(元日草), 눈 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눈색이꽃, 얼음새꽃이라도 부른다.

강원도 횡성에서는 눈꽃송이라고 부른다

 

 

 

 

 

≪ 송광사 ≫

 

송광사는 전라 남도 순천시 송광면 신평리 조계산에 있는 큰 절이다. 

신라 말기에 혜린 선사 체징이 작은 암자를 짓고 길상사라고 한 것에서 비롯된다. 

고려 명종 때 보조 국사 지눌이 크게 고쳐 지었다.

 '송광' 이라는 이름은 조계산의 옛 이름인 송광산에서 비롯되었다.

 그 뒤 이 절에서 16명이나 되는 국사가 나와 승보 사찰로 유명해졌다.

 불교도가 존경하고 섬기는 불 · 법 · 승을 삼보라 하는데, 

불의 통도사, 법의 해인사, 승의 송광사를 삼보 사찰이라고 한다. 

현재 16국사의 영정이 국사전에 모셔져 있다

 고려 명종 때 80여 동의 건물이 꽉 들어찬 전국 제일 가는 절의 규모를 갖추었으나, 

난리를 거치면서 30여 동이 불타 없어져 지금은 50여 동의 건물이 남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나라에서 규모가 제일 큰 절로 남아 있다. 

이 곳에는 국보인 '목조 삼존 불감', '고려 고종 제서', '국사전'을 비롯하여, 

10여 가지의 보물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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