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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전라도

일림산과 보성 녹차밭 (2010. 05. 15)

by 장끼와 까투리 2010. 5. 18.

 

 

 

 

오월 훈풍에.

망설이던 온갖 봄꽃들이 화들짝 피어나는구나!~

 

마치.

연주회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과장되게 박수 치는 사람들처럼.

하이 블랙 코미디에서 어리둥절하다가 박장대소하는 사람들처럼.

 

 지난 주 황매산에서 꽃을 못 본 것이 못내 서운했기에 산행지를 급히 변경.

일림산으로 ~~~

 

 훈풍아 불어라~~~ 일림산 철쭉이 활짝 피도록~~~

ㅎ 나의 바람을 바람이 들었는가,

과연 일림산은 만개한 철쭉꽃 밭이었다.

 

 

 

 

 

A팀과 C팀을 제암산 들머리에 부려놓고  

여유만만 B팀은 용추계곡에서 오늘 산행을 시작했다.

리아 부회장이 오늘은 더 맘이 키겠구나...

다행히 낮에촛불님과 호세님이 후미 지킴이로 함께 하고,

산에민이님과 처남도 있으니...

우리의 팬더 대장 화이팅!!!

 

 들머리 편백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그런데...등산객들의 뾰족한 스틱과 투박한 등산화 발자욱이

맨땅 위로 드러난 뿌리에 상당한 손상이 갈 것 같다.

예전에 서울 살 때 아차산에서 등산객들이 흙 한 봉지씩 들고 올라가

나무 뿌리 위에 덮어 줬던 행사가 있었는데...

 

 내 등산화와 스틱으로 인해 아파했을 나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리네...

같은 생명체인데...

점점 등산객 수가 늘어날 텐데... 심각하게 고려해 볼 일이다.

소백산처럼 들마루 형태의 보행 전용 구조물이라도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엔 항상 문제가 뒤 따르니...

 

 쭉쭉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와 경쾌한 계곡물 소리가 오늘 산행의 행운을 예견하는 듯.

 

 

 

일림산으로 향하는 산길이 온통 꽃길이다.

새로 바꾼 카메라로 여유만만팀의 전속 사진작가인 호세님.

몇년 전 남편과 내가 산내음 신입생이었을 때

비가 오시는 바람에 산행지가 바뀌어 수락산을 간 적이 있었다.

그 날 남편이 스틱을 놓쳐 바위 아래로 떨어뜨렸었는데

호세님이 일부러 아래까지 내려가서 주워다 줬었다.

지금도 그 때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다.

그냥 버려도 별로 아까울 것도 없는 짝짝이 스틱이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산내음 모든 분들이 어찌나 친절하고 희생적이었던지...

 

 ㅎ 산내음 신입생 때 고딩과 중딩으로 착각했던 호세님과 팬더님.

키가 조금 더 큰 팬더님을 고딩으로 착각.ㅎㅎㅎ

요새 한 동안 컨디션이 안 좋아 산행에 함께 하지 못 해서 무척 서운했다.

늘 커다란 물통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건강음료를 직접 조제해서 가지고 다닌다.

한 주 한 번이라고는 하지만 얼마나 마음이 쓰이는 일일까...

그리고 전에 내가 힘들어 할 때 전화와 문자로 위로해 준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

두 짝꿍 카르멘과 늘보도 내가 아끼는 동생들이지...

이런 사람들과 인연을 맺게 해준 곳이 바로 산내음이다.

 

 

일림산으로 향하는 길인지, 일림산에서 내려 오는 길인지 모르겠다.

꽃 속에서 길을 잃어버렸나보다.

꽃에 취해 화이트아웃될 법도 하지.ㅎㅎㅎ

뒤죽박죽이면 뭐 어떠랴. 꽃 속에 묻혀 순간이 행복했는데...

 

 

 

일림산 정상에서 바다를 배경으로 여유만만팀 모두가 한자리에.

사진 찍는 플라워님과 호세님과 촛불님이 빠졌네...

ㅎ 또 한사람. 산우리가 빠졌구나...

산우리와 함께 가야 야생화도 많이 보고,

조망터에서 주변 산과 지리도 자세하게 알려 줄텐데...

오늘은 철쭉꽃만 봐도 넘쳐서 괜찮지만, 다음부터는 꼭 옆에 불들어 둬야지...

 

 

 

오랜만에 온 대전이쁜이. 더 이뻐졌네...

처음 올 때는 힘들어 하더니 요새는 날랜 사슴처럼 강종강종 잘도 다닌다.

나두 저 시절부터 산에 다녔더라면 몸 건강은 물론이겠고

맘 모양이 지금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졌을긴데...

부럽다.

하지만 뭐. 지금이라도 괜찮아. 

 

 

금연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맨날 점검할 수도 없고...

이 참에 테스트 한 번 해 봐야지...ㅎㅎㅎ

바다 노래를 거침없이 내 지르는 걸 보니 금연을 착실하게 실천하나보군.ㅎㅎㅎ

이제는 레퍼터리를 바꿀 때도 되었지.

다음엔 무슨 노래를 신청해 볼까나... ㅎ 자진난봉가!!!

 

 

 

 

 

누리와 녹차밭에 서니 예전에 남중에서 같이 근무하던 때가 생각나네.

내가 퇴직하기 전까지 늘 같이 붙어 다녔었는데...

순진한 두 선후배가 보증도 함께 섰다가 둘 다 옴팍 뒤집어 쓰기도 했지.ㅠㅠㅠ

순진한 아가씨들한테 상처 준 그 아줌마... 잘 살고 있겠지...

나쁜 사람은 아니었는데...

 

 요리조리 햇빛과 경치를 고려해 이쁘게 사진 찍어 준 플라워님이 고맙다.

나는 가벼운 배낭도 힘든데, 조심스럽게 다루기까지 해야하는 무거운 사진기를 메고...

사람이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면 힘든 줄도 모르나보다.

 

 ㅎ 세상에 별 일도 많지...

 

여유만만팀이 먼저 하산해서 여유작작 막걸리+도토리묵 파티도 하고

누구는 지루박에 브루스 스텝까지 사사를 받고...ㅎㅎㅎ

걱정 안 해도 될 산꾼들만 선두팀으로 갔지만, 내내 걱정이 된다.

긴 산행 거리와 시간으로 다치거나 탈진한 사람은 없어야 할텐데...

 

 차창 밖으로 내다보니 녹차밭 저 위로 산우리의 핑크색 모자가 눈에 들어온다.

얼른 마중을 나가지만 기실은 산우리와 녹차밭에서나마 함께 사진 찍으려...

애 많이 썼다. 그런데 힘들지 않든?

어지간하면 여유롭게 체력을 다 소진하지 말고

천천히 다녔으면 좋겠다.

나보다 한참 선배인 난향언니! 존경합니다...

우리들 세대는 교련 교육과 집단체조를 했던 세대라 그런가

참을성과 끈기라면 누구한테 뒤지진 않지요.ㅎㅎㅎ

 

 

 

얏호!~~~ 오늘 일림산 산행은 우리들 바람대로 대박이었습니다.

오월의 따뜻한 바람 속 화려한 외출이었지요.

비록 싱싱한 젊은 시절은 지나갔지만 가슴 속에 애틋한 바람만은 잠 재우지 말고 삽시다!!!

 느슨하게 이성적으로 묶어 드릴테니 감성적으로 서성이다 되돌아 오소서~~~ ㅋㅋㅋ

우아!~~~ 당신은 어디서나 멋져유!!!  나는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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