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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기.충청

운악산 (2009, 11, 21)

by 장끼와 까투리 2009. 11. 23.

 

 

눈꽃 쌓인 망경대..^^

 

팔뚝과 허벅지가 조금만 꼼지락거려도 되게 아프다.

전에는 허벅지만 조금 아팠었는데... ㅎㅎㅎ 나이탓인가? ㅎㅎㅎ

어제 운악산에서 밧줄을 잡고 오르느라  팔에 무리가 갔나보다.

실제 밟아 보면 미끄럽진 않았지만 눈과 낙엽이 쌓인 길은 겁이 났다.

게다가 발 디딜 곳을 확보하기 힘든(짧은 다리 탓이기도...) 암릉을 밧줄에 의지해 오르는 것은

정말 무섭고 힘들었다.

어쩌다 보니 일행들은 모두 앞질러 가고 남편과 나만 남았다.

우리 둘 때문에 뒤에 쳐져서 동행하는 **회장한테  미안해서 앉아서 느긋하게

쉴 수도 없었기에 내 능력 이상으로 무리를 했나보다.

이제는 산을 선별해서 따라가야 할 것 같다.

 

 서울 살 때 남편과 애들과 현등사까지는 여러번 갔었고

한 번은 현등사를 지나 정상까지 어렵지 않게 간 적도 있었기에

계곡의 아름다운 단풍과 쪽빛 하늘, 현등사 대웅전 뒤 단풍나무도 보고 싶고

주차장 근처 허름한 간이 음식점에서 맛난 손두부에

막걸리 마시던 생각이 나서 반가운 마음으로 가볍게

남편과 함께 산행 신청을 하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따라 나섰건만...

 

 오름길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서인지 손도 떨리고 입조차 떨려서

점심을 한 숟가락도 못 먹었다.

좀 쉬었다가 천천히 먹었으면 했지만, 도저히 그럴 형편이 아니었다.

날씨도 조금 풀렸으니 여유있게 밥도 먹고, 후식으로 과일도 먹고,

 따끈한 커피도 마시고, 情도 나누고...

느긋하게 쉬었다가 진행하면 훨씬 빠르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정말로 보고 싶었던 아름다운 곳에서 충분히 감상도 하고

멀리 바라보며 가슴팍도 활짝 열어보고, 이쁘게 사진도 찍고

우스개소리로 함께 목청껏 웃어도 보고, 노래도 부르고...

예전엔 그랬었는데...

가끔은 정상에서 선두 중간 후미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사진도 찍고,

흥겨운 시간도 가졌었는데...

앞으로 두어번 더 따라가 보고, 이번처럼 여유없는 산행이 된다면

###산악회와의 산행을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

조금 천천히 가는 산악회를 찾아 보던지,

 아니면 전처럼 남편과 함께 가까운 곳을 다녀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육체적 능력 이상으로 거의 매주 산행을 한 것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편과 불편없이 산행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일주일이 행복했었다.

지난 산행의 즐거움, 다가올 산행을 기다리는 설레임으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고, 시간에 허겁지겁 쫒기지 않고,

조금 늦어도 웃으면서 힘들지 않았냐고 안아주는.그랬던 때가 있었는데...

나이, 성격, 체력 등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니 내가 힘들면

내가 스스로 알아서 떠나야 하리라.

 

 ㅎㅎㅎ 하긴 내 나이가 많긴하지...

나이 드신 분들이 늘 외로워하고, 위축되어 초라해지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래도 많은 힘듦을 극복하고 운악산의 아름다움을 봤기에 행복하다.

다음 주 산은 힘들지 않아야 할텐데...

 

 

 

 

 

철계단이 얼어붙어 움직일 때마다 미끄러워 위험천만하며

사고 우려도 충분하고 공포감까지 생긴다.

민원때문인지 겨울철에 이 곳은 통제구역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군대 유격훈련을 방불케 하는 겨울산행^^

 

 

 

 

 

 

 

눈섶바위..^^

 

 미륵바위 ..^^

 

 

▲  병풍바위 ..^^

 

 

 

 일주문..^^!

 

주차장에서 바라본 운악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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