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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상도

쌍계사, 불일폭포, 십리벚꽃(2019, 4, 3)

by 장끼와 까투리 2019. 4. 4.

 

 

5년전 가을에 지리산 청학동 삼성궁을 본후에 쌍계사와 국사암을 다녀온 적이 있다.

상사화가 한창인 9월 중순이라 쌍계사 경내는 온통 붉은빛으로 화려했고

이어 국사암을 지나 감나무골 시골마을 길을 정겹게 걸었던 기억이 난다.

 

오늘은 지리산 10경의 하나인 불일폭포와 벚꽃으로 유명한 쌍계사 십리길을 볼참이다.

쾌청한 날씨에 벚꽃 축제기간도 지나고 복잡한 주말을 피하니 

상쾌한 산행이 될 것 같다.

 

 

산행코스 : 주차장 - 쌍계사 - 불일폭포 - 국사암 - 쌍계사 10리 벚꽃길 - 화개장터

 

 

저멀리 산허리를 휘어감은 산벚꽃과 길 양편으로 꽃터널이 장관을 이룬다.

버스안에서 회원들이 환성을 지르며 즐거워한다.

 

 

 

여고동문 후배들과 함께^^   마냥 즐거운 표정들~~~

 

 

쌍계사 정문이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의 3중문인 연유가

본당까지의 통과가 복잡할수록 절이

신성해 보이며 위엄과 위상이 생긴다고~~~

 

쌍계사 팔각9층석탑이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이다.

오대산 월정사 팔각9층석탑을 보고 1990년에 완공했다고 한다. 

 

연등과 조화를 이루는 목련꽃이 한층 화사해 보이네~~~^^

 

 

 

쌍계사를 지나고 가파른 나무데크길을  오르면 돌계단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등산로에 접어든다. 

 

 

환학대 앞에서..^^

 

 

에고 !     힘들다~~~  힘들어~~~    발걸음이 천근만근~!

오늘따라 까투리는 훨훨 나네~~~

컨디션 난조로 숨이 목까지 차며 기력도 소진되어 중도포기를 고민케 한다.

하산객에게 불일폭포까지 시간을 물으니

아직도 1시간은 걸린다고... ㅠㅠ

 

가파른 오르막길에

간간히 불어오는 시원한 산바람은 더없이 고맙기만 하다. 

오르는길 양옆으로 산죽들이 사열하듯 계속 이어진다

 

불임평전 목전에 있는 장승들!

장승 얼굴에 화장을 하니 예쁘기는 커녕 무섭기만 하네 ㅎㅎ

 

불일평전..^^

 

1970년대 말까지 농사를 짓던 곳으로 불일폭포, 불일암 등의 명칭을 본따 불일평전이라 불렀다.

 1980년 들어 변학규라는 거사가 불일산방을 운영하며 연못과 돌탑도 쌓고

목이 마른 등산객에게 맑은 샘터도 만들어

이 곳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휴식과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한다.

 

불임평전에서 폭포까지 좁은 벼랑길을 걸으며 바라본 조망은

진달래와 어울리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난간 너머로는 천길 낭떠러지지만 안전한 난간대와 펜스가 설치되어 위험하지는 않다.

 

'하늘과 땅이 마주한 곳'

 산명수려(山明水麗)한 이 곳을 지리산의 이상향!

청학동이었다는 설도 있는 곳이란다.

 

불일폭포 전망대에서..^^

 

 

불일폭포(佛日瀑布)..^^

 

높이 60m, 폭 3m의 지리산 유일의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거폭으로, 상하 2단으로 되어 있는 폭포이며,

계절에 따라 수량의 차이는 있으나 연중 단수의 고갈은 없다.
폭포 밑에는 용추못과 학못이 있어 깊은 자연의 신비를 안겨준다고 한다.

 

오르기 전에는 요즘같은 가뭄철에 폭포수에 별 기대를 안했으나

예상밖으로 비교적 수량도 풍부하고 굉음과 물줄기도 강렬하며 인상적이다.

우기철에는  지리산 10경이라는

위상에 걸맞는 웅장한 장관을 연출하며 감동을 줄것이리라~~~!

 

 

 

 

고려 희종때 지눌 보조국사가 수도하던 암자, 불일암(佛日庵) ..^^

 불일폭포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가는데 불일암은 대부분 지나친다.

작은 샛길로 올라가면 수도승들이 기거했다는 말대로 초라할 정도의 작은 암자이다.

경내를 둘러보면서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조망은 뛰어나며

나즈막하게  불일폭포의 물소리도  들린다.

누구라도 이 곳에서 수도하면 평심으로 돌아가서 도인이 될 듯~~~!

 

불일암 경내에서..^^

 

 

 오르던 길을 되돌아 다시 하산~~~

 

힘들게 올랐던 불일폭포를 뒤로한 후, 안도와 성취감으로 이 곳에서 편안하게

회원들과 함께 점심식사 ~~~

 

뒷편에 보이는 돌탑!

 

국사암 방면으로 가는 길이 차단되어 쌍계사로 하산~~~

 

 

 

 

십리벚꽃은 화개장터에서 화개천을 따라 쌍계사 입구까지 4Km구간의 가로수길이며

꽃구름같이 피어난 벚꽃터널과

아울러 화개천변의 정취와 차밭, 개나리꽃도 볼 수 있다. 

연인이 나란히 이 길을 걸으면 결혼에 골인한다 하여 혼례길이라고도 한단다.

 

지난 주말에 이미 벚꽃축제는 끝났지만 지금 만개되면서 최고 절정을 이룬다.

 

 

눈부시게 흐드러진 벚꽃은 보기만해도 행복에 빠져버린다.

흥에 겨워 나도 모르게 저절로 노래를 불러본다.

'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

 

한편  봄바람에 꽃비가 흩날리는 모습을 보며 슬퍼지는 감정은 무엇일까?

갑자기  인생무상이라는 상념속으로~~~

 

 

화개천 푸른물과 크고 작은돌, 그리고 천변 언덕위로 늘어진 벚꽃나무~~~

멋들어진 조화와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예술작품!

 

 

 

 

 

언덕 위쪽으로 설치된 데크로드를 걸으며 내려본 풍광!

눈부신 벚꽃바다를 이루며 황홀하다.

 

 

 

화개중학교 정문 안쪽에 세워진 대형그림 앞에서!

 

 

 

출발지점 부터 불일폭포까지의 힘들었던 산행과 십리벚꽃 터널을 지나

화개장터에 돌아오니 무릎과 다리가 엄살을 부린다.

회원들의 만보기 기록을 보니 23,000보, 약 16 Km이며 사십리를 걸은셈이다.

 회원들과 시원한 하산주에 담소를 나누며  하루의 노곤함을 풀어본다.

 

지리산 10경의 하나인 불일폭포의 물방망이와 속세를 벗어난 청학동의 수려한 풍광도 보았으니

힘들었지만 고생한 보람으로 뿌듯함을 느낀다.

지리산 비경 중 10경은 노고단 운해, 피아골 단풍, 반야낙조, 벽소령 명월, 세석철쭉,

불일폭포, 연하선경, 천왕봉 일출, 칠선계곡, 섬진청류로 비경을 이룬다.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 시 귀절 중에 찬란한 슬픔이라는 인상적인 귀절이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벚꽃은 봄이 오면 집주위와 동네 가까운 벚꽃 명소에서 많이 볼 수 있다. 

나무 전체가 백설로 덮혀있는 듯 눈부시게 흐드러지며 

또 꽃무게를 견디지 못해 늘어진 꽃가지에도 

아름다운 자태를 연출하는 벚꽃은 대표적인 봄꽃이다. 

만개된 모습을 보면서 행복해하며 즐거워하지만

순식간에 그 화려한 모습은 바람에 흩날리며 꽃비인가,  꽃눈인가?

늦가을 소슬바람에 떨어지는 낙엽보다 더 쓸쓸하며 마음도 슬퍼진다,

나는 매년 벚꽃의 찬란한 슬픔을 보면서 허무함에 순간,

인생무상의 상념에 빠져 마음앓이를 하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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