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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상도

남해 금산 보리암(2011. 03. 19)

by 장끼와 까투리 2011. 3. 22.

 

 

2007년 1월 6일 산내음 산악회를 따라서 다녀온 곳이다.

2006년 12월 23일이 산내음 첫 산행이었고 보리암이 두 번째 산행이었다.

몇 번이나 산행에 따라 다닐지 모르니 겨우 뒷산 다니던 복장 면할 정도의 행색으로.ㅎ

배낭도 없이 명륜이네 대학에서 홍보용으로 준 스틱 하나 달랑 들고...

두 번째 산행이니 아는 사람도 없고, 언제 밥 먹어야 할 지도 모르겠고

추운데 달달 떨면서 남편이랑 상사바위 가는 길목 어느 바위 위에서 밥을 먹었다.

당연히 사진은 찍을 엄두도 못 냈다.

ㅎ 디카는 들고 갔는데 귀찮아서 꺼내지도 않았다.

보리암 아래 태조 이성계 기도터에서 만난 어느 님(해돋이님)이 두어장 찍어준 것 같고

남들 사진 찍을 때 곁에 서 있다 얼결에 찍힌 사진이 있을랑가? ㅎ

아무튼 어디를 어떻게 돌아댕기다가 왔는지... ㅎ

남들한테는 나두 보리암 댕겨왔다고는 말했다.

그래서! 이 번 참에는 제대로 금산 보리암을 두루 샅샅이 둘러 보려고 별렀다.

 

남편은 꼭 참석해서 축하해줘야 할  친구분 자제 혼사가 있어서 함께 못 왔다.

나두 축하해야 할 혼사가 있는데 먼 거리라 축의금만 보냈다.

진옥이가 얼렁 한 컷 찍잔다.

ㅎ 창희가 꼭 중학생처럼 보이네.ㅎㅎㅎ

 

 뒤에 보이는 금산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

오랜만에 만나는 아저씨는 반팔 차림이네... 난 겨울 바지 속에 등산용 내복도 입었는데...ㅎ

티셔츠도 두 벌 껴입고, 위에 겉옷까지 입었구만...

1시간 여를 올라채야 하는데 땀 나서 몸에 감길까 걱정이다.

그래도 아침 일찍 집에서 나설 때 썰렁한 것보다야 참을만 하겠지.

 

앞으로 나서보지만 여전히 후미를 못 면한다.

4년 넘게 산행을 하며 차멀미는 조금 나아졌는데 산멀미는 여전하다.

ㅎ 기계로 치면 엔진의 마력이 남들보다 떨어지나보다.

그렇지만 빨리 못 가서 그렇지 끝까지는 갈 수 있다.

남들에게 성가심을 줄지도 모르지만 뭐, 이렇게 내 스타일로 사는게지...

나도 남들로부터 이런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스는 받고 사니께.ㅎㅎㅎ

인도에서는 거지들이 당당하다고 하지 않던가?

자기들이 가진 자들에게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서...

살면서 타인으로부터 받는 약간의 불편함을 견디며

나름대로 내가 괜찮은 인간임에 스스로 기뻐하는 적이 얼마나 많은지.

 

4년 전보다 더 힘이 든다.

힘든 길인 줄 아니까 더 힘이 든 것 같다.

 뭔 일을 등산처럼 4년간 열심히 했으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을텐데...

ㅎ 여전히 산행속도는 제자리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몸에 큰 병 없이 건강하고, 인생의 한 고비라는 쉰을 잘 넘긴 것이야말로

좋은 사람들과 매주 산행을 하면서 얻은 최고의 성과다.

 내 마음과 몸에 부담이 없는 한도에서 지금처럼 산행을 하며 신나게 살고 싶다.

내 마음과 몸에 크게 다가오는 성가심은 내 스스로 피해가면서.

 

 

쌍홍문 전경 !

 

한자로는 雙虹門이라고 쓸 것 같은데...

이켠과 저켠에서 보는 느낌이 다르다. 

올려다 보는 쌍홍문은 큰 짐승의 왕방울같은 눈으로 보인다.

열린 바다를 향해 내달려 나아갈 것인가를 탐색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바다라는 미지의 세상에서 몰려드는 위험을 감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힘든 오르막을 다 올라 서늘한 쌍홍문 안에서 땀을 식히며, 숨을 고르며

바로 눈 아래로 내다 보이는 산과 멀리 바라다 보이는 바다.

매 순간 일기 변화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것 같다.

오늘처럼 흐린 날은 잡히지 않는 모든 것을 그대로 둔 채 고요함을 누리면 될테고

맑디맑은 날은 쌍무지개 사이로 반짝이는 바다를 보며 생의 희열을 만끽하면 될테고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은 문에 기대어 오래 전에 떠나 보낸 것 같은 님을 그리면 될테고

강풍이 몰아치는 날에는 문 안에서 안온한 삶에 대해 고마워하면 될테고

펄펄 눈이라도 오는 날엔 쌓였던 온갖 것들을 눈발에 실어 바다로 보내면 될테고...

 

 ㅎ 역시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야!~~~

이 참을 수 없이 애매한 세상을...

 

 

송악이 여기도 있네.

선운사에 가면 천연기념물로 보호되는 송악이 있는데.

송악은 대기습도가 높은 곳과 약간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며,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고 줄기와 잎은 약용으로 쓰이고 전체는 소의 먹이로 이용한단다.

장군암에 얼기설기 붙어서 자라는 줄기가 마치 노회한 대장군의 힘줄 같네.

 

 

 

 

 

 

 

 

 

 

금산(錦山)이란 이름은 조선 태조 이성계가 지었다. 금산에서 100일 기도를 올린 뒤 이성계는 조선을 건국했다.

과업을 이룬 보답으로 이성계가 산에 비단을 내리려 했다.

하나 산 전체를 비단으로 덮을 수 없어 이름에 비단을 내려줬다.

사실이든 전설이든, 임금이 이름을 하사했다는 산은 남해 금산이 유일하다.

 

산내음 아저씨를 줄래줄래 따라 댕기며 보이는 것은 물론 봐야 할 것들은 다 봤다.

ㅎ 그래도 못 본 것은 내 눈이 먼 것이니 워쩌랴...

 

아봉만 빼고는 대부분 쉰을 넘긴 분(?)들이 요렇게 천진스러웁다니...

자연에 들면 사람도 스스로 그러한 것들에 불과할 뿐이다.

 

 

 

 

 

 

 

 

 

 

 

 

 

 

 

 

 

한겨울을 다 넘겼는데도 가지를 못 떠난 잎들이 남아있구나.

못 떠난 건지 안 보낸 건지... 그 한 잎과 그 가지의 애달픔이리니...

 

 아!~ 으악새~~~

김수영 시인이 노래했듯이 바람보다 먼저 눕고 먼저 일어서며 한 겨울 용케 지냈구나.

속담에 억새에 손가락(자지) 벤다는 말이 있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상대에게 뜻밖의 손해을 본다는 뜻이란다.

하찮게 여기던 민초들에게 굴복 당하는 독재자들을 보며 그 속뜻을 헤아려 본다.

메마르고 혹독한 찬 바람 다 견디고도 따뜻한 바람과 비에 속절없이 주저 앉을테지.

그런 후에 새 순을 끄집어 올릴테고...

 ㅎ 사진으로 보면 누런 황금빛이 풍요롭기만 하다.

그 속에서 금쪽같은 순간을 환호하는 사람들.

 

 

 

 

 

남해 금산의 기암괴석 중 단연 돋보이는 상사암..^^

금산 오른쪽 자락 비쭉 돋은 자리에 솟아 있다.

상사암에서 남해 금산이 가장 잘 드러난다

 

금산 정상 봉수대.

 

우리의 여유만만팀 대장 산봉우리님을 중심으로

우리들은 하루를 훨~훨~ 활~활~ 불 태웠다.

ㅎ 산봉우리님이 보리암 해수관음상이랑 닮았네...ㅎㅎㅎ

 

 

 

리암은 흔히 ‘3대 관음 성지’로 통한다.

관음보살을 모시는 사찰 중에서 내력이 깊고 유명한 세 곳을 이른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의 홍련암과 강화도 보문사, 그리고 남해 금산 보리암.

각 동해와 서해, 남해의 관음 도량을 대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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