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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상도

구미 금오산(2011. 02. 19.)---청주 산사랑산악회 시산제

by 장끼와 까투리 2011. 2. 21.

 

WHAT A WONDERFUL WORLD!!!

 

懸月峰...해발 976m, 금오산 최고봉.

 

 금오산은 어느 산 줄기에 이어진 봉우리 산이 아니고 단독으로 솟은 산이란다.

깊은 골짜기와 깍아지른 절벽을 고루 갖춘 도립공원이다.

ㅎ 금오산에 관한 자세한 자료는 이 곳에 찾아가면 얻을 수 있다.

 

http://www.geumo.net

 

날씨가 확 풀리니 천지만물이 기지개를 켜며 큰 숨을 토해내는지 맑은 날인데도 김이 서린 듯 뿌옇다.

그래 보니 그러한지 앞에 보이는 금오산이 부풀어 오르려는 듯 꿈틀거리는 느낌이다.

산에 심지 박고 사는 온갖 초목들과 정령들을 깨우고 그들에게 천지의 기를 듬뿍 선사하려고.

경부고속철도 터널이 바로 금오산 옆으로 지나네.

자주 들리는 고속열차 소리가 중생에게는 상당히 귀에 거슬린다.

주변에 굴암사, 석암사, 금오사 등 절이 많은데 스님들이 공부하시기에 시끄럽겠다.

그나마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가 없는 게 다행이다.

ㅎ 큰 스님들에겐 뭐 이런 소리가 들릴 리 없지. 들린다고 해도 뭔 상관이랴~목탁소리 삼으면 될껄...

공사할 때 반대가 심했겠다...

숭오리 금곡마을?에서 석암사, 굴암사, 금오사로 가는 길.

 

모두 스님들 사리탑은 아닌 것 같고...

깔끔하게 단장을 해서 그런가 참 묘하게 정감이 간다.

대개 개인 유골탑들이 흉물스럽거나 음침하거나 하던데.

금오산 아래 밝은 터에 자리하고 뒷켠에 소나무들과 나름 어우러지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더 이상 넓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이 적당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고풍스런 절 모습은 아니라 실망.

지금 우리들 눈에는 설지만 앞으로 절집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는 모르지.

우리가 보는 것들은 모두 과정이라니까. 지금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실체는 아니라니까.

나 또한 지금도 변화하고 있는 과정의 존재니까.

그러니... 지나치게 과정에 연연하거나 집착하거나 찬양하거나 비판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닐까?

 

 

 

금오산 정상을 배경으로 한 방!ㅎㅎㅎ

진옥이가 함께 하면 마음이 놓인다. 길 안내 잘 하지, 사진도 잘 찍어주지...

그러면서 자화자찬이나 공치사 안 하지... 고맙다~~~

 

냥 올라갔으면 소림사는 못 봤을 것이다.

진행 오른편 오솔길로 가니 이런 굴 속 암자가 있다.

소림사에 속한 기도터인가보다. 철망과 나무로 막아 들어 가 볼 수는 없다.

이 곳에서 사진 찍고 쉬느라 지체했더니 얼른 오라고 재촉하네.

금오산 정상에서 시산제를 지내야 하니 서둘러야겠다.

다른 날은 몰라도 오늘은 함께 참석하는 것이 의미가 있으니.

 

 

 

소림사인가보다.

ㅎ 우리는 그냥 서둘러 올라가고, 우리의 사진작가 진옥이만 다녀 왔다.

굴 안에서 밖을 보고 사진을 찍으면 참 멋있다고 하는데...

그냥 아래 사진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이 안에서 일출과 일몰, 비와 눈이 오는 광경, 사계절의 변화를 보면 절로 해탈할 것 같네.

 

 

뒤에 부처님 봉우리를 배경으로.

기온의 변화, 바람, 비, 눈, 세월에 묘하게 풍화된 바위가 버섯모양 같기도하고

스핑크스 같기도 하고, 돌아가서 보면 부처님 같기도 하고...

봉우리를 돌아서 가면 소나무 아래 잔 자갈이 깔린 평편한 기도터가 있다. 가건물도 있고.

생각없는 날렵한 사람들이 올라가면 부처님 모양의 돌이 부서질 것 같다.

 

 

 

금오산 정상을 향해서 가는 길.

그늘엔 아직도 눈이 그대로 남아 있어 미끄럽다.

이 곳부터 금오산 성곽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라 참 좋았다.

ㅎ 눈이 녹아 물이 흥건하기도 하고 질퍽거렸지만 좌우로 조망이 좋고,

일단은 힘이 덜 드니까.ㅎㅎㅎ

 

 

휴우~~~ 다행이다.

도착하니 시산제 제물 진설을 끝내고 시산제를 시작하려한다.

지폐 한 장 얹고 서서 합장하고 삼배를 한다.

 

 그 동안 고마웠습니다. 늘 그 곳에 있어 무시로 들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지요.

내 몸 안전은 내가 항상 조심할테지만 산에 들 때마다 지켜 주소서.

함께 다니는 남편과 친구들도 항상 지켜 주소서.

산에 들어 교만할 때마다 깨우쳐 주시고, 산을 멀리할 때마다 일깨워 주소서.

산과 더불어 산을 배우며 살도록 품어 주소서.

 

 

이 곳이 금오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란다.

아래서 올려다 보면 달이 봉우리에 걸린 것처럼 보일 것이다.

서기가 어린 산에 달이 걸리면 얼마나 신령스럽고 아름다웠을까...

그래서 항상 달을 걸어 두고 보고 싶었을 것이다.

초승달, 보름달, 그믐달. 달 모양에 따라 봉우리에 걸린 모습도 다를테지...

밤새 대낮처럼 온갖 불빛이 나불대는 저 아래서

하늘과 산이 만들어내는 밤의 고요를 알기나 하려는지...

운동만 하러 산에 가는 건 아니지.

자연 속에 나를 던져 작아지고, 내 속에 거대한 자연을 담기 위함이지.

 

약사암 일주문인가?

아이젠을 미리 잘 신었네.

동국제일문을 통과해서 계단을 내려가면 약사전이다.

 

 

 

 

아래 약사전과 작은 건물 사이에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 가면

위에 보이는 동국제일문이다.

앞 구름다리를 지나가면 범종각이고

구름다리 왼쪽 아래 계단으로 내려가 다시 왼쪽으로 올라가면 화장실이다.

이 화장실 뒤로 돌아서 올라가다 내려가면 마애 보살 입상으로 가는 길이다.

 

범종각으로 가는 구름다리는 안전을 위해 막아 놓았다.

 

 

아직도 눈이 수북히 쌓인 급경사를 내려 갔다가 아까 약사암이 있는 봉우리를 돌아서 약간 올라가면

거대한 각이 진 돌출 바위에 새긴 마애 보살 입상이 있다.

앞서 가던 진옥이가 그냥 지나쳤나? 사진 찍을 곳에서는 기다리는데...

아니나 다를까...ㅎㅎㅎ 지나쳐서 깨달았는지 도로 내려온다.

금초님과 은초는 대여섯 계단 올라 오는 게 귀찮은지 그냥 지나간다.

난 남편을 재촉해 눈으로 봤지요.ㅎㅎㅎ

어인 일로 어지간하면 그냥 지나가자고 할텐데 따라 올라 오다니...ㅎㅎㅎ

 

 

에구... 이 돌탑을 못 봤다.ㅎ 보긴 봤지 멀찍이서...

진옥이가 마애불을 찍느라 늦어지는 바람에 진입로를 지나쳤다.

안 그랬으면 보고 가자고 몰고 갔을텐데...

약사암 봉우리를 아래로 한 바퀴 도느라고 무지 힘이 들었는데

정작 중요한 것을 그냥 지나쳤으니... ㅠㅠㅠ

그나마 마애불이라도 봤으니 다행이지...ㅎㅎㅎ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았다는데...

 

아래  돌탑에서 건너다 보이는 봉우리가 약사암이 있는 곳이다.

저 큰 봉우리 뒤에서 돌아  큰 봉우리와 돌탑이 있는 봉우리 사이를 지나 성안으로~

성안으로 가는 길은 임시 통제지만 ㅎ 이 길로 오란다.

눈이 그대로 쌓여서 한 겨울 같다. 길이 험하지 않고 아이젠을 해서 갈 만하다.

왜 통제를 한 거지? 하긴... 우리가 지나온 길도 출구 쪽엔 입산통제였다.

 

우리가 제일 후미라 시간이 늦어 걱정을 하며 서둘렀는데

애걔걔~~~ 바로 여기서 앞 팀을 만났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고.

이 곳이 성안습지인가보다.

 

 성안습지를 지나 내려가면서 계곡이 이어지는데 이 곳이 金烏洞天이다.

 

 

 

 

 

오늘도 여러분들 덕분에 ㅎ 특히 짝꿍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막걸리가 정말 맛이 좋아서 종이컵 한 컵 반을 먹고 똑! 떨어졌습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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