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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기.충청

영동 천태산, 영국사(2010. 11. 13)/나윤선의 세노야

by 장끼와 까투리 2010. 11. 16.

 

 

몇 년 전쯤 연수의 안내로 남편과 왔었던 곳인데

당시에는 영국사로 올라가서 망탑을 거쳐 너럭바위 코스로 내려왔던 것 같다.

그 때는 등산이라는 것을 몰랐던 때라 감히 산을 올라간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는데...

 

 남편은 전 날부터 천태산이 영험한 산이니 뭔가 소원을 빌어야 한단다.

산행날도 동행하는 사람들에게 그 얘기를 들려준다.

ㅎ 그래서 그런가? 연수한테 백천이한테 경사가 생겼나부다.ㅎㅎㅎ

 

노란색으로 곱게 물든 은행잎을 상상하고 갔는데 ㅠ 세상에나... 누구 말대로 마지막 잎새마저...

며칠 전 갑작스런 추위와 강풍에 다 떨어졌나부다...

그 덕에 천살 먹은 나무의 골상을 제대로 불 수는 있었다.

고운 은행잎을 못 본 것은 서운하지만 천년을 살아 온 은행나무의 본체를 볼 수 있었으니...

허물을 벗지 않으면 죽는 뱀처럼,

내년을 새롭게 살아내려 신진대사를 하는 것이리라...

몽땅 털어내고 떨구어 오롯이 맨몸으로 한겨울 삭풍과 칼같은 추위에 단련하여

천년만년 살아있는 화석으로 남으리라.

 

영동영국사의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223호(1970.04.24 지정)인 노거수입니다.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나이가 약 1,000살 정도로 추정되며

높이 31.4m, 가슴높이 둘레 11.54m 정도로 영국사 정문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다.
가지는 사방으로 퍼졌으며, 서쪽으로 뻗은 가지 가운데 한 개는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독립된 나무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영동 영국사의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동안 조상들의 관심과 보살핌 가운데 살아온 큰 나무로
문화적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습니다.

--- 다음 지식 오키사랑님---

 

절마당에 도착했을 때는 코끝이 찡하게 쌀랑했는데

산에 오르니 포근한 봄날씨 같네.

겉옷을 벗어 베낭에 넣고 가벼운 차림으로 종종...

에그머니나... 얕은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밧줄을 타고 오르는 암릉이 만만치가 않았다.

 

남편과 나는 힘든 밧줄 코스를 피해 옆으로 우회를 했다.

올라가자 맘 먹으면 갈 수는 있었지만 함께 가는 이들에게 맘 졸임을 주지 않으려...

펑퍼짐한 너럭바위에 앉아 간식을 먹고 노래도 듣고...

먼산바라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말간 하늘에 구름조차 말갛다.

한여름 물에 흠뻑 젖은 구름이 말간 가을 햇살에 포시시하게 말랐나?

햇솜처럼 가벼운 구름이 하늘에서 자유롭구나!~~~

참 좋다.

온 몸을 감싸도는 온 만물의 기운이.

 

천태산 정상석을 조금 지나 빙 둘러앉아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다.

풍성한 산상 오찬이었다.

 

천천히 여유롭게 하산하면서 조망이 좋은 곳에서

사진도 찍고 담소하고~^^

 

 

 

절마당 단풍나무가 은행나무 잎이 몽땅 져서 서운한 등산객의 마음을 위로하네.

이마저도 조금 후엔 고운 빛을 잃을 것 같다.

꽤 수령이 된 것 같은데 여전히 고운 잎을 내다니...

영국사 부처님의 가피인듯.

 

흔들바위. 이렇게 밀면 꿈적도 않는다.ㅎㅎㅎ

상어 지느러미처럼 생긴 곳에 올라가서 아래위로 구르면 흔들리던데...

 

 

 

배낭은 차에 실어 주차장으로 보내고...

할랑할랑~~~ㅎㅎㅎ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고래 모양이라네...

 

망탑봉에서 보이는 천태산.

다른 바위산들처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는 않지만  

만만찮게 암릉을 품은 산인 것 같다.

마치 잿속에 큰 불씨를 품은 듯.

잔잔한 파도 아래 심연을 품은 듯.

 

치밀어 오르는 화기를 절제하고 있는 산이라는 느낌이 든다.

ㅎ 나만의 느낌일까?

 

너럭바위..^^

예전에도 저 쇠줄을 타고 내려왔는데...

물기가 없으면 그냥 걸어내려와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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