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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따로 또 같이]/알콩달콩

구룡산의 만추 (2019, 11, 17)

by 장끼와 까투리 2019. 11. 18.

 

 

 

 

새벽까지 꾸준하게 비가 내린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며 초겨울이 몰려온다.

돌풍을 동반한 찬바람에 마음이 다급해진다.

 떠나는 가을을 붙잡으러
서둘러 옷을 주워입고 집 밖으로 나간다.

아파트 정원을 온통 노랑과 빨강으로 물들이던 단풍도

낙엽이 지면서 서서히 나목으로 변한다.

아쉬운 마음에 구룡산으로 걸음을 옮긴다.

장전호수의 갈대숲과 호숫가에도 겨울채비를 하며 누런빛을 띠고

길위에는 낙엽들이 뒹군다.

성화초등학교 담 옆을 지나면서 운동장을 바라본다.

여학생들은 그네를 타고 피구를 하며 재잘거리고, 남학생들은 소리를 지르고

 뛰어다니며  축구를 한다.

 

     어린 시절 나를 보는 것 같아 잠시 동심에 잠겨본다.

구룡산 등산로를 오르면서 세차게 부는 바람에 한기를 느끼지만

머리속이 말끔해지고 답답하던 가슴이 뻥 뚫린다.

 

언제부터인가 가을 사나이가 되었으며 가을 시인이 되었다.

  녹음의 여름철이 지나고

 아름다운 단풍을 보이면 곧 낙엽이 지고 나목의 모습으로 변한다.

갑자기 마음 한편이 허전해지며 쓸쓸해 진다.

 

바람결이 속삭이듯 귓가를 스친다.

" 이보게,  아는가?   우리의 인생도 자연의 한 조각 인것을~~~ "

 

생태다리 양편에 울긋불긋하던 단풍이 지면서 나목과 수북히 쌓인 낙엽이 보인다.

봄에는 하얀 조팜나무들이 화려함을 뽐내고

그윽한 아카시아 향기가 봄의 정취를 한껏 뿜어낸다.

 

몇해전에 생태숲 공원이 조성되었다.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되지만  유치원 학습장으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생태숲에서 능선사이 중간쉼터..^^

오른편 길로 오르면 곧바로 능선이 나온다.

 

정상으로 오르는 계단길!

 

구룡산 정상에 쉼터가 있다.

이곳에는 등산객의 갈증을 해소하는 샘터(지하수)가 설치되어있다.

 

 앞쪽 계단길로 내려가면 매봉산이 나온다.

 

구룡산 정상에서 수자원공사쪽으로 내려오면 커다란 바위들이 모여있고

소나무들이 군락을 이룬다.

구룡산 전체가 흙산인데 유독 이 곳에만 바위들이 모여있네..^^

바위 주변 바닥이 모두 암반이다.

 

나는 이런 숲속의 호젓한 길을 좋아한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사색과 명상에 빠져보는 힐링공간이다.

 

 솔잎과 갈참나무, 밤나무의 낙엽이 수북하게 쌓이면서 황금주단이 펼쳐진다.

스폰지를 밟는것 같이 푹신푹신하며 촉감이 좋다.

 

 

 저 멀리 부모산이 보인다.

건너편 보이는 숲은 구룡산의 한 줄기이다.

 

등산로 한편에 홀로  화려한 자태를 뽐내며 도도히 서있는 단풍나무 !

 

길위로 울뚝불뚝 드러난 나무 뿌리는

지나는 사람들의 거친 발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강한 생명력을 뽐내며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수자원공사쪽으로 가는 가파른 길은 겨울 눈길에 조심스럽다.

 

쉼터와 운동시설!

 

하산길 양편으로 만추의 풍경! 

저무는 가을 길목에서 마지막 단풍의 고운빛을 발산하고 있다.

 

 

 

나는 우리동네 인근에 있는 구룡산을 사랑한다.

구룡산은 시내 중심에 있는 가장 큰 산으로 청주시민의 허파역할을 하고 있다.

또  급경사가 없는 평탄한 능선으로 이루어져

누구나 편하게 산책하며 힐링할 수 있는 보물 같은 곳이다.

경제성 보다는 삶의 안식처를 우선순위로 정하면서 지금 사는 곳으로 이사를 했다.

 정착한 중요 이유 중의 하나가  구룡산이다.

 

올해도 이제 한달 남짓 남은 듯~~~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내일의 하루하루를 보람되고

충실한 삶이 되도록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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