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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따로 또 같이]/까투리방

여고 동창들과 단양 나들이 (1) (2010. 07. 24~ 25)

by 장끼와 까투리 2010. 7. 29.

 

 

 매년 한 두번씩 숙종이와 영숙이의 주선으로 

시간을 맞출 수 있는 여고 동창들끼리  콘도나 팬션 등으로 나들이를 한다.

올해는 단양에 있는 ㅎ 아직은 공개할 수 없는

근사한 산속 오두막에서 하루 밤을 보냈다.

 

토요일 오후 2시 체육관 앞에서 모여

현숙이의 밴을 이용해 단양으로 출발!~~~

이틀간 장거리 운전을 해 주신 현숙이 남편 덕에 편하게...

단양에 터줏대감이 된 영숙이를 만나 먹을거리를 가득 옮겨 싣고

구인사 앞에 맛집으로 이동해 이른 저녁을 먹었다.

 

산속이라 해가 일찍 넘어가면 찾아가기 힘들다니 서둘러 우리가 묵을 곳으로 이동.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 전에 화전민들이 살았다던 목적지에 도착.

 

 

이 곳이 우리들이 한여름 밤을 꿈 꿀 너와집.

낮은 흙담, 높다란 대청마루, 서까래가 온전히 드러난 높다란 천장,  

뒤꼍은 소나무 산 등성이로 이어지고, 앞마당은 촉촉해서 맨발로도 흙이 묻지 않고

모퉁이 슬쩍 돌아가면 야밤에 무섭잖게 볼 일도 볼 수 있고...ㅎㅎㅎ

 

 

 

 

 

 

연보라와 하얀 도라지꽃이 소나무 그늘 속에서 활짝!~ 우리를 맞는다...

 

 

 

이엉을 엮어 담장 위에 얹은 모습이 어릴적 시골집을 생각나게 한다. 

살짝 까치발 뜨면 울안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담 밖도 내다볼 수 있겠다.

가릴 것도 감출 것도 없이 살던 순박한 시골집 옛 시절이었는데...

 

 

 

김사인님이 <아무도 모른다>에서 읊었던 한 귀절이 생각난다.

땡볕 아래서도 촉촉하던 마당...

 마당 한 귀퉁에 작은 돌멩이를 놓거나, 병을 거꾸로 세워 경계를 짓고

봉숭아, 민들레, 분꽃, 과꽃 등 소박한 화단도 있었지.

높다란 마루 아래는 흙투성이 바둑이가 졸고, 암탉이 병아리 몰고 들어가 헤집어대고

고무신 한짝이 없어졌다고 긴 바지랑대로 마루 밑을 훑기도 했었는데...

ㅎ 급히 마루로 뛰어 오르느라 한 짝은 마당 복판에, 한 짝은 마루 밑으로...ㅎㅎㅎ

 

 

 

 

 

 

은희 친구가 늦깍이로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쳤다.

조촐하나마 케익에 촛불을 밝히고 축하를 해 주었다.

 

 

 단양에서 합류한 숙종이의 고향 선후배, 취재차 동행한 충청리뷰 홍 국장

한적한 산 속 오두막 마을에서 캠프 화이어를 즐겼다.

대금을 연주하시는 분, 도종환의 담쟁이를 구수한 가락에 얹어 낭송한 숙종 친구 등등.

날씨가 맑았으면 하늘에 둥그런 달과 총총 별들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동창들이 모두 술 한잔도 제대로 못하는 숙맥들이라...

그저 외진 산속. 이글거리는 장작불이 몰아낸 어둠 한 귀퉁이에서

여고때 불렀던 가사도 제대로 다 기억 못하는 노래를 허밍으로 부르며

분위기만을 만끽했다. ㅎ 누가 청주여고 범생이 동창들 아니랄까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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