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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된 시인들

비밀 --- 박경리 유고시집<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서...

by 장끼와 까투리 2009.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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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박경리

 

사시사철 나는

할 말을 못하여 몸살이 난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얘기는 아니며

다만 절실한 것은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다

그 절실한 것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행복......

애정......

명예......

권력......

재물......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면 무엇일까

실상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바로 그것이

가장 절실한 것이 아니었을까

  

가끔

머릿 속이 사막같이 텅 비어 버린다

사물이 아득하게 멀어져 가기도 하고

시간이

현기증처럼 지나가기도 하고 

 

그게 다

이 세상에 태어난 비밀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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