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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지/경상도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2020, 10, 31)

by 장끼와 까투리 2020. 11. 1.

 

 

오랜만의 산행이다.

얼마만인가?

금년 2월 중순, 신안 증도 트래킹을 한지 8개월이 넘었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발생하면서 그동안에

집 근처 동네산을 자주 올랐다.

 

한달전에 산악회 카페에서 울진 금강 소나무 숲길을

탐방한다는 공지를 보고

전 부터 꼭 한번 가고픈 곳이라 신청을 했다.

이 곳은 환경보호차원에서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단다.

 

오랜 만의 산행이라 힘들지 않을까 우려도 했지만

산행이 아니라 평탄한 길의 트래킹이라고 해

가져 갔던 스틱도 버스에 두고 내렸다.

 

주차장에 도착한 후 이어

입구까지 셔틀버스로 이동했다.

가는 도중 곳곳에 지난 여름 폭우로 도로와 하천둑이

심하게 훼손돼 많은 피해를 실감케 한다.

 

들머리에 도착하자 산림청 소속의 가이드가 자기 소개를 하고

출입명부를 작성한 후 준비 운동을 시킨다.

 

들머리에서 주변을 돌아보니 만산홍엽이다.

녹색, 빨강, 노랑 물감으로 곱게 물들은 가을 속에서

만추의 정취를 만끽해보자.

 

산행코스(10.48km) :  너삼밭 - 대광천 - 썩바골 폭포 - 대왕소나무

- 조령성황사(샛재) - 대광천 - 너삼밭

 

 솔잎을 모티브로 한  출입문을 지나 금강소나무 테마전시관에 도착.

 

 

제 4구간 입구까지 셔틀버스를 이용한다.

 

 

가이드의 구령에 따라 몸풀기~

 

인증샷!

 

대광천을 지나며 출발~^^

 

 

 

숲길을 걸으며 곳곳에서 계곡수를 만난다.

신선한 공기와 청아한 물소리에

심신이 맑아지네~^^

 

투명한 계곡수에 비친 단풍의 반영이 아름다워라~~~ 

 

예전에는 이곳에서 화전밭을 일구며 사람들이 거주했는데,

1968년 울진삼척지구 무장간첩사건 이후 주민들을 강제로 이주시키고

주변 농지에 농사를 짓지 못하게 속성수인 낙엽송을

심은 것이라 한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가는 낙엽송~^^

 

나무 사이로 비치는 투명한 햇살이

낙엽송의 황금빛 노란 단풍과 어울리면서

더욱 황홀하네요~~~!

 

8년전 중국 칭다오 노산을 산행할 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낙엽송...

지금 이 곳이 훨씬 아름다워요~^^

 

 

화려한 단풍으로 눈이 호강합니다.

 

 

 

바람결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며 길위를 뒹군다.

우리 인생을 보는 것 같아

갑자기 마음 한 구석이 쓸쓸하고 허전해진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을 밟으니 스폰지 같이 푹신하다.

단풍길인가? 낙엽길인가?

'사박사박' 낙엽 밟는 소리가 정겹다.

나는 이렇게 호젓한 오솔길을 좋아한다.

 

가을 끝자락,  낙엽하면 떠오르는 가을시를 읊어본다.

프랑스 문학가 레미드 구르몽의 시 <낙엽>이다.

 

"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

 

징검다리 바위가 미끄러워 조심스럽다.

 

이 곳은 예전에 화전민들이 살던 집터라고 한다.

 

주막터에서 잠시 쉬어간다.

 

썩바골은 '돌이 많은 골'이란 뜻의 '석바위 골'을

이 곳 주민들이 '썩바골'이라 부른데서 유래한다.

 

폭포라지만 아담하고 귀엽네 ㅎ

 

 

여고 동기, 후배와 함께 ~^^

 

오르고 계속 또 오른다.

평탄한 숲길로만 알았는데 오르막길이 연속된다.

힘이 들면서 가이드에게 평탄한 길은 언제 나오냐고 물었더니

이 곳 4코스는 평탄한 길이 아니고 힘든 산행길이란다.

평탄한 줄로 알고 스틱도 두고 내렸는데 ㅠㅠ

스틱이 없으니 힘이 두배로 드네~~~

이번 경험으로 스틱의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여기에서 부터 금강 소나무 군락들이 보이기 시작~~~

 

 

대왕소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대왕소나무 앞에서 인증샷~^^

 

 

시야가 확 트인 이 곳에서 근엄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산야를 둘러보듯

묵묵히 서있는 대왕소나무는

수령이 600년, 수고가 14m, 가슴높이 지름이 1.2m이다.

 

어느 사진작가가 이 소나무를 발견하고 사진 촬영에 방해가 된다고

주변 200년 이상의 수령이 된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다고 한다.

 

이 곳에서 현지 주민들이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이제 하산길로 돌아간다.

 

금강 소나무 기를 받아 가야지 ㅎ

 

이 곳 금강송 군락지는 산림청에서 수령 60년 이상 된

소나무 4,100여 그루를 지정하고, 일련번호를 부여해 관리하고 있단다.

 

금강소나무 군락을 지나고~~~^^

 

 

 

금강산에서부터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경북 울진, 봉화를 거쳐 영덕, 청송 일부에 걸쳐 자라는 소나무는

우리 주위의 일반 소나무와는 달리 줄기가 곧바르며,

마디가 길고 껍질이 유별나게 붉다.

또한 결이 곱고  단단해서 잘 썩지도 않아

예로부터 최고의 목재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이 소나무는 강산의 이름을 따서 학자들이 금강소나무(金剛松),

혹은 줄여서 ‘강송’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흔히 ‘춘양목(春陽木)이라고 알려진 그 나무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곳의 금강소나무는 차츰 고갈되었고 .

 일제강점기에 산업철도가 부설되면서  

 잘려진 금강소나무는 영동선 춘양역에서 모아

서울로 운반 나갔기 때문에

‘춘양목’이라 부르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모진 수탈에도 그나마 남아 있는 곳은 오지 중의 오지인 울진과 봉화에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철에 안 맞게 진달래가 외롭게 홀로 피어있네요~^^

 

 

 조령성황사!

 

새들도 쉬어간다는 샛재 바로 아래에 있는

낡은 모습의 조령성황사는 

보부상들의 안녕을 기원했다고 하며 그들의 애환이 서려있다. 

 

여고 동기와의 정다운 산행~^^

 

하산길에서 ~^^

 

 

색색으로 물든 단풍이 햇살을 머금으며

늦가을의 내음을 한껏 발산하네요~^^

 

 

 

경북 울진군 서면 소광리 일대, 봉화군 춘양면과 소천면 일대는

 1981년에 유전자 보호림,

1985년에는 천연보호림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전국 제1호 숲길인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은

미국 CNN에서 선정한 세계 50대 명품 트레킹 장소로

소개되고 있는 울진의 명품 자산이며,

 한국관광 100선 중 생태관광분야 최고 점수로 선정되어

매년 국내.외에서 3만 5천여 명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은 울진에서 봉화, 춘양으로 이어지는 거리로

총 5구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자연과 벗삼아 걷기 좋은 금강소나무 숲길은

동물 유전자 보호와 산림 보호를 위해

1일 탐방인원이 80명으로 제한되며,인터넷으로 예약해야 한다.

금강 소나무 숲길은 개인 자유탐방이 금지되고 숲 해설사와

동행하면서 산책해야 하며 중간 탈출로가 없는 코스로

산불조심기간(매년 11월~다음해 5월 까지)에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오늘 산행은 다소 힘은 들었지만 

청명한 날씨에 깊어가는 가을속에서 모처럼 힐링하며

행복을 충전한 하루~^^

 

그런데 산행 중에 길 옆 굵은 나뭇가지에 머리가 충돌하면서,

충격이 심했는지 뒤로 나동그라졌다.

후유증 우려가 있었지만 다행히 이후 별일은 없었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나름 조심을 했지만...

사고는 예기치 않게 발생할 수 있기에

옛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며 건너라" 는 말이

나이가 들면서 새삼 인식된다.

 

 

여하튼 이런저런 사연, 추억과 함께 오늘 산행은

오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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