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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海에서 건진 보석들

[스크랩] 세노야 고은 작시 양희은 노래

by 장끼와 까투리 2010. 11. 25.

 

 

 

"세노야"  양희은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저 산에 주고
슬픈 일이면 님에게 주네

세노야 세노야
기쁜 일이면 바다에 주고
슬픈 일이면 내가 받-네

세노야 세노야
산과 바다에 우리가 살고
산과 바다에 우리가 가네

 

 

 

 

'세노야'는 특별한 뜻이 없는 그냥 뱃노래(어업노동요)의 흥겨운 앞소리입니다.

 

'양희은'씨의 노래 "세노야 세노야"는 고은 시인의 시(詩)에 작곡가 김광희님이 곡을 붙인 것입니다.


전북 옥구군 미면(米面)(지금의 군산시 미룡동)에서 태어나 자란 고은 시인이 지은 이 시(詩)는 옥구 앞바다에서 뱃사람들이 멸치잡이를 할 때 부르는 흥겨운 앞소리 '세노야'를 소재 삼아 지은 것이라 합니다.

 

한편 '세노야'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세노야'는 일제시대에 일본 어선들이 우리나라 남해바다에서 멸치잡이를 할 때 그물을 당겨올리면서 하던 어로요(민요)의 후렴구입니다. 멸치잡이는 동-서-남해 모든 바다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이 노래가 동해나 서해바다에서도 불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멸치잡이는 남해바다가 주 어장이었기에, 일본 어선을 타고 품팔이를 해본 경험이있는 나이든 어부들의 증언은 주로 부산-남해-거제-여수 일대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고은 시인이 어디서 이 노래를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르니까 우리 민요로 잘못 알고 1970년에 '세노야'란 시를 발표하였고, 이 시를 가사로 삼아 김광희가 곡을 붙여 여러 가수들이 부르게 되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세노야'는 아무 뜻이 없는 구절이라 합니다. 일본 멸치잡잇배에서 선원들이 부르던 그물 당기는 소리에는 '세노야' 말고도 '써서야', '세노자차' 등 다양한 구절이 나옵니다. 이런 노래는 우리 민요의 음계와 확연히 다른 일본민요 음계를 가지고 있지요. 재미있는 것은, 남해바다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올수록, 우리 민요의 메기는 소리와 일본 민요의 후렴구가 결합되는 식으로 일본 어로요와 우리 민요가 섞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세노야'가 일본 어로요에서나온 말임은 분명합니다. 저는 남해바다 일대에서 취재한 '세노야'가 나오는 어로요 자료와, 일본 어선을 타고 고기잡이를 하면서 이 노래를 따라 불렀던 분의 증언 자료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어부들이 남의 나라 민요인(그것도 침략국의 노래인) '세노야'를 부르게 된 것은 참으로 뼈아픈 역사입니다. 이것 말고도 우리에게 일제시대의 잔재는 무수히 남아있지요.

 

가요로 만들어진 '세노야'는 그 선율이 아름다워 상당한 인기를 얻었고, 한겨레신문이 주관하는 '겨레의 노래'로 선정된 적도 있고, '세노야'라는 방송 드라마가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바로 알고 후대에 알리는 것이 지식인의 책무임에 비추어, 일본 민요인 '세노야'를 우리의 소리로 잘못 알고 대중에게 전파한 고은 시인을 포함한 관련 지식인, 문화인들은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시인아놀드의 자작시
글쓴이 : 시인아놀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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