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지/전라도58 진안 구봉산(2009, 12, 12) 지난 주엔 기대도 안 한 눈산행으로 행복했었는데... 이번주 산행엔 어떤 행운이 우리에게 주어질까? 기대에 부풀어 토욜을 손꼽아 지둘려야 하는데... 숨겨 놓은 꿀단지에 몰래 꿀 찍어 먹으려 들락거리듯 산행예약방에 들락날락 들락날락 들락날락... 내가 들락거리는 횟수 만큼 예약인원이 늘어났으면... 연말이고, 산에 눈도 없고, 대입 수능성적 발표도 났으니 그럴만도 하지. 얼떨결대장님이 집안에 혼사가 있어서 못 오셨으니 오늘 산대장은 누가? ㅎ 목소리가 아나운서틱한 로키님이 일일산대장을 맡았네. 화장실 가면서 슬쩍 물어보니 역시 예전에 아나운서 시험에 응시를 했었다는군. 태산님曰 "로키는 FM이라 꼭 체조를 시킬걸유." ㅎㅎㅎ 까투리는 지금까지 한 체조 중 젤 열심히 했어요. 왜냐구요? ㅎㅎㅎ 후미를 위해.. 2009. 12. 13. 병풍산 산행기 오늘도 여느 토요일과 다름없이 산내음님들과 병풍산을 오르기 위해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동지가 지난 후 105일째인 한식날과 청명, 식목일 전이라 그런지 산행예약 인원이 조촐하다. 예약하고도 아직 도착하지 않은 님들이 있어 7시 10분까지 기다렸지만 19명이다. 두자리를 차지하고 널찍하게 앉아 몸은 편했지만, 차안이 썰렁하니 왠지 허전하다. 그렇다고 기 죽을 산내음이 아니지! 묵직한 저음의 금송회장님 인사 말씀과 다비대장님의 꼼꼼한 산행지 설명과 새로 오신 님들의 소개가 이어지고 예쁜이 들꽃님의 따끈한 커피 대접으로 다소 쌀랑한 아침 냉기가 감돌던 차안이 훈훈해졌다. 인자무적님의 재담에 한량팬더님의 쾌활한 웃음이 또 다시 차안을 후끈하게 달군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서로서로 친근한 유대를 맺은 우리는 .. 2009. 4. 9. 덕유산(2008, 1 5) 산행기 2008년 첫 산행이다. 매주 토요일마다 일상적으로 있는 산행이지만, 새해 첫 산행이라서인지 기대와 우려가 섞인다. 시작을 잘 해야 할 텐데..... 전날 장끼님이 오대산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해 보셨단다. 산 정상에만 눈이 조금 남아 있다나.....(산행은 함께 안 해도 마음은 항상 따라 댕긴다.) 일년에 한두 번 지인들의 권유에 마지못해 따라가는 여동생이 덕유산으로 간다고 하니, 장끼님 “ 덕유산에는 눈이 많이 쌓였을텐데.... ” 전날 늦은 밤에 뜬금없이 산도라지님이 “ 덕유산으로 가나유? ”라면서 쪽지가 왔었다. 허허허... 오대산을 덕유산으로 착각하셨나?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산내음의 한켠에서 은밀한 교감이 휘돌았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역시 내 예감대로 산행지가 전격적으로 오대산에서 덕유산으로.. 2009. 3. 31. 강천산을 다녀와서...(2008, 11, 8) 매몰찬 겨울바람에 웅~웅~... 신음하는 나목을 볼 때마다 늘 불안하다. 과연 저 나무가 내년 봄에 새싹을 틔울 수 있으려나... 톡!부러지는 삭정이를 만지작거리면 주검을 대하는 듯 섬뜩하기만 하다. 부스럼 딱지 같은 생채기 속에 과연 새싹을 간직하기나 한 건가... 조마조마, 한 겨울을 보내고, 태양의 고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낮시간이 조금씩 길어지고, 멀리 남쪽에서 훈풍이 불어오면, 주검 같던 삭정이 생채기 곳곳에서 꽃눈과 잎눈이 초경하는 계집아이 속살처럼 부풀어 오른다. 그 즈음에 이르면 휴우~ “네가 살았구나...” 춘하추동 움틈과 헐벗음을 반복하는 모양이 마치 생과 사를 윤회하는 것 같다. 사계가 뚜렷한 중위도상에 사는 우리는 평생 초목들의 삶과 죽음의 반복됨을 보고 사는 셈이다. 대개 죽음은 .. 2009. 3. 23. 이전 1 ··· 4 5 6 7 다음